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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reaSeJin 코리아세진 Apr 16. 2019

나도 간다, 지리산 종주! [4]

한 세대의 경계에서, 나의 지리산 종주기

◈ 호연지기(浩然之氣)

   - 도의에 근거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 마음 

   -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정기 

   -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럼 없는 용기    

   - 잡다한 일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마음

가장 높은 곳에서의 호기로운 저녁식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숙소, 해발고도 1,700여m 장터목대피소의 마당에서 저녁식사를 먹었다.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보며, 고즈넉하게 앉아서 먹는 저녁식사. 지리산 산신령님도 한 입, 나도 한 입~! (먹으려고 온 건 절대 아닌데, 마지막 끼니를 끝내고 나니 가방 무게가 절반으로 줄었다..ㅋㅋ) 지난날의 미련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유유히 떠나가는 해와 그 빈자리를 채우며 자태를 뽐내는 보름달까지,,, 호연지기다.                         



Thema #2 《달빛소년》 체리필터

유리병 속에 담긴 나의 바다, 파란 포도주 
밤하늘 저 푸른 달빛 부서져 가는 나의 여름밤 
파란 달나라로 나를 데려가 줘요 
 
밤이면 추억들은 파도에 밀려 바람에 실려 
슬픈 지난일은 모두 데려가 줘요 
 
숨바꼭질을 하던 소년 넌, 어디로 숨어버렸나? 
저기 저 파란 달님만 조용히 웃고 있네요 
 
어렸을 적 파란 밤 달빛 내리는 거릴걷다 
한 소년을 바라보다 벼락 맞았었지 
그건 아마 어린 나에겐 사랑인줄도 모르고 
가슴만 저려오며 파란달만 쳐다보았네 



◈ 멸종위기의 구상나무

지리산 천왕봉 인근의 구상나무 고사목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한라산, 지리산과 덕유산에서만 자라온 구상나무가 많이 아프다. 원래 일본 학자들에 의해 전나무로 분류됐다.(하여튼 일본은 이 땅의 이곳저곳 손을 안 뻗친 분야가 없다!) 1900년대 초반, 미국의 식물학자 윌슨이 "한반도 남부 지리산과 화산섬 제주도에 분포하는, 한국의 식물 가운데 가장 흥미 있는 종이다"라며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한국 특산종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최근의 기후 변화로 인해 말라 죽어가고 있다. 한라산에선 이미 멸종됐고, 지리산에서도 점점 사라져 간다. 지리산 능선을 걸으며 두 눈으로 직접 그 실태를 살펴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대자연은 기후변화를 무시하는 인류에게 반드시 그 과오를 물을 거다. 자연법칙은 굉장히 단순하지만 결코 자비롭지 않다. 자연 앞에 일개 미물의 체세포 하나만도 못한, 인간종의 한 명으로써 현실로 닥쳐올 미래가 걱정된다.  



◈ 별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음료수 오란씨의 광고송이다. 아빠가 마지막 1주일에 가장 먹고 싶어 했던 음식은 아주 소박하게도, 오란씨였다. 심한 갈증을 적셔주는 청량감이 좋을 뿐만 아니라, 엄마와 우리 가족들에게 ‘별을 따다 달을 따다’ 주고 싶다고 하시던 모습이 선하다.  우리는 그렇게 누군가의 별이 될 수 있는 걸까?! 바보야, 잘 지내고 있죠?                        


Thema #3 《작은별》 악동뮤지션

밤 중 어딘가 소녀의 기도 소리가 들려오면, 그건 작은 별의 잠꼬대일 거야
밤 중 어딘가 소년의 고백소리가 들려오면, 그건 작은 별의 뒤척임일 거야
가끔 밤하늘을 보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같은 모양의 빛깔이 떠다니지
 
저게 인공위성일까 별이었으면 좋겠다. 눈에 안 보일 뿐이지 별은 사라지지 않아
나이를 먹은 하늘 눈이 침침할 뿐이야. 여전히 별은 빛난대
 
반짝반짝 작은 별님 날 조금만 비춰주세요. 이제 어때 좀 봐줄 만은 한가요
동쪽 하늘 서쪽 하늘 둘러보면 모든 하늘은 그렇게, 날 향해 있다죠
 
별님 아름다운 별님 나도 어쩌면 별님처럼 빛이 될 수 있나요

나도 누군가의 별이 될 수 있을까
별님 아름다운 별님 될 수만 있다면 나도 빛을 내어
누군가를 바라보는 작은 별이 되고 싶네요.

Please let my star rise on your night



◈ 절정, 천왕봉(1,915m)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는 인간이 절정에 있었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산신령은 다시 찾아오라고, 또 보고 싶다며 일출을 다음으로 미뤄뒀다. 




- 5화에 계속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1]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2]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3]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4]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5]

나도간다, 지리산 종주! [6-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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