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넘치는 전주 노포를 만나다
2023년 특강차 남원 가는길...날이 이미 깜깜해진 데다가 남푠님도 운전하느라 힘들어해서 일단은 전주에 들러 저녁을 먹기로 했다. 예정에 없던 코스였기에 급하게 공영주차장 이용이 가능한 가게를 찾아냄.
토요일이라 북적거리던 이 가게는 실내포차의 원조라고 알려진 진미집 본점이다. 입구부터 뭔가 로컬 맛집 스멜이...
날이 약간 쌀쌀했는데 뜨끈한 어묵 국물이 몸을 풀리게 한다. 아작아작 씹는 맛이 좋은 순무 깍두기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남푠님의 픽은 매운 족발. 이곳의 특징은 저렴한 가격에 소량으로 음식이 제공돼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다. 매운 족발은 적절히 껍질의 탄력이 살아있고, 감칠맛과 매운맛이 식욕을 돋운다.
추가로 시킨 메뉴들. 칼칼한 고추장 양념을 한 제육볶음과 미니김밥, 상추 등이다. 하나같이 맛있었는데 제육볶음은 불맛과 맵단짠의 조화가 훌륭하고 속재료가 별로 없는 미니김밥은 매운 음식에 곁들이니 딱이다. 상추쌈에 제육 한점 올리고 생마늘을 얹어 싸먹으면 술안주로 이만한 게 없음. 조금 시끌벅적하기는 하지만 주말 저녁 가볍게 한잔 기울이기 좋은 가게였다. 왠지 얻어걸린? 느낌이라 더 만족스러웠던거 같다.
https://place.map.kakao.com/10082639
이 가게는 사실 2년 전에, 혼자서 갔던 곳이다. 전북 완주도서관에서 특강을 하게 됐고, 1박 후 전주역 근처에서 혼밥을 먹었다. 여기도 사전조사 없이 메뉴만 살펴보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깍두기, 배추김치, 마늘종, 고사리나물 등등 8가지 반찬에 작은 조기구이와 된장찌개가 곁들여진다. 이날 시킨건 제육백반으로 푸짐한 제육과 상추가 딸려 나왔다. 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간 듯한 찬에 각종 감칠맛 나는 고기와 생선, 찌개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귀한 대접을 받는 듯 흐뭇함을 안겨준다. (참고로 당시 한상 가격이 1만원 정도였으니 가격도 혜자...)
접근성이 좋은 가게여서 여행지에서 이동하며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데 좋다. 근처에는 풍년제과 지점이 있으니 초코파이 선물을 사기에도 편리하다.
https://place.map.kakao.com/1802371160
사실 두곳 모두 특별할 곳 없는 선술집, 집밥 메뉴인데도 매우 충족감이 들었다. 식재료의 기본에 충실하고 정성을 담는 게 전라도 음식맛의 비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