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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jin Jeung Sep 05. 2019

1박 2일, 구례로 떠난 힐링투어(2)

남자한테 참~~좋은데...산수유와 섬진강 물고기들


치즈 만들기 체험 후 이동한 곳은 배우 전인화씨가 출연하는 MBN 소확행 예능 ‘자연스럽게’ 촬영이 진행된다는 현천마을이었다. 윗쪽 사진이 바로 촬영 장소인 전원주택이고 아래는 구례 특산품인 산수유다. 동네 곳곳에 산수유 나무가 즐비한데 열매가 빨갛게 익어 수확하는 시기는 10월 말경이라 아쉽게도 이런 녹색 열매들만 있다. 가이드분이 해주신 얘기로는 옛날 구례 여인들은 수확한 산수유 씨를 입으로 발라내는 작업을 하루종일 해야 했고, 그 때문에 치아가 기형이 되거나 입술이 변형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수유는 남자 뿐 아니라 여자한테도 정말~ 좋은 열매다 보니 구례 처녀들은 인근 지역에서 신부감으로 인기가 높았다나.... --;;;;;;(섹드립은 일단 생략)



 

산수유 사랑공원이라는 곳도 구경했다. 지리산을 끼고 있어 경치가 꽤 좋은데다 아기자기한 조형물(바람개비 등)이 많아 아이들을 데려와도 괜찮은 장소 같음. 사실 산수유는 새빨간 빛깔과 달리 쓰고 떫은 맛이 꽤 강한 열매인데 설탕 때려넣어서(!) 청으로 만들면 누구나 좋아한다...(설탕 is 뭔들) 그래도 적절한 산미가 있다 보니 달기만 한 시판 과일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각종 청을 탄산수에 희석해 한잔씩 마시는 것을 추천함...

 


저녁시간...아쉽게도 저녁 메뉴인 황태찜은 내 취향엔 그닥...이었다...ㅠㅠ 솔직히 말해 처음 경험하는 팸투어에서 경험한 유일한 불만이 음식 문제였음. 식당 선정 기준도 뭔가 모르겠고(지리산 흑돼지 요리와 생선찜이 함께 올라와 있다던가..근데 다른 식당들을 봐도 이렇게 맥락 없는 메뉴 구성을 가진 곳들이 많았다는..) 편의상 어쩔 수 없었다지만 메뉴를 하나로 퉁치는 것이 가장 큰 불만사항이었다. 꼭 비용의 문제만은 아닌듯한데 이런 부분은 팸투어 프로그램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인 듯 하다. 다만 저녁때 반주로 마신 산수유 막걸리는 병 색깔도 예쁘고(알고 보니 백련초즙이 첨가됐다 함)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 부담없는 맛이 좋았음....


 

저녁 시간엔 이런 약주며 안줏거리를 사다가 숙소서 조촐한 파티도 하고...





이 씨크릿 가든 필이 나는 고택은 구례군 마산면에 위치한 쌍산재라는 곳이다.  이곳을 지은 분은 보릿고개 시절 안채에 뒤주를 놓아두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이자로 곡식을 꿔 줬다는,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양반이라고 전해진다. 아무튼 예술적 감각도 있으셨는지 온갖 초목으로 가득한 이 고택은 꽤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안채에 앉으니 이곳 안주인으로 태어났음 좋겠다는 엄한 상상이 들 정도...ㅋㅋ (다만 여름철엔 모기가 많은 게 흠이다)


다음 행선지는 목재문화체험장이었다. 사실 구례의 지역색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는 살짝 애매하지만 아이들을 데려올 때는 들러보면 좋은 장소라 생각됨. 생전 처음 목공예에도 도전해 봤다. (결과물은 ㅠㅠ)

섬진강의 자연을 체험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강추!하는 장소이다. 바로 어류 생태관인데 아무래도 재정이며 여러 모로 열악한 사정 탓인지 생태관의 수생생물들이 다양하지는 않았다. 다만 오래 전 섬진강의 모습을 추적할 수 있어 나름 흥미진진한 곳이기도 하다. 

섬진강에서 물고기로 식량 자원을 확보하던 어부들의 모습과 지금도 섬진강에 서식한다는 다양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는 46살 먹었다는 메기도 있는데 사진이 흔들리는 바람에 그만.....ㅠㅠ 코엑스 아쿠아리엄처럼 화려한 장소는 아니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중요성을 알려준 귀중한 체험을 했다. 

최후의 만찬!은 섬진강 명물이라는 다슬기로 국물을 낸 수제비와 된장, 아욱을 넣은 토장탕이었다. 약간 슴슴한 듯 담백한 맛이 전날 술먹고 속 푸는 데 제격이다. 짭짤 고소한 볶음김치도 맛있었음. 아래 사진에 까만 종지는 다슬기 장이라고 하는데 이걸 밥과 함께 김에 싸먹으면 별미다. 


*총평: 체험과 관광 코스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나홀로 여행과는 달리 교감을 나눌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도 팸투어의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 음식 문제라던가....음식문제는...(배운 도둑질이다보니....흑...) 조금 아쉬운 부분임. 대체로 패키지 하면 쫓겨가며 얼른 사진만 찍고 이동하는 코스를 떠올리기 쉬운데 생각보다는 여유있는 여행이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지리산에서 충전한 피톤치드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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