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곳에서 인맥 만들기
내가 이곳에서 학교를 나왔으면 모를까, 위에서 나온 관계들에서 엄마의 역할로 타지에서 '나만의 친구'를 만들기란 사실 어렵다. 나도 누군가의 삶에 조언하기란 부족한 입장이지만, 지금 막 주재원 생활을 시작한 분이라면, 혹은 주재원을 준비하고 있는 와이프라면 인간관계를 '세련'되게 하라고 하고 싶다. 여기서 만난 한국 사람과 한국에 가서도 엄청 진하게 볼 것 같지만 또 그렇지도 않다. 한국 가면 사는 장소가 바뀌고 삶의 형태가 바뀐다. 4년 5년 머물다 갈 곳에서 너무 사람과의 관계에 연연하기보다는 나의 원가족과 추억을 많이 만들고 더 집중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지 싶다.
물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기란 참 쉽지 않고, 나와 생각과 마음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지 우리는 이미 많은 경험을 해 오지 않았나?
이 글 하나가 조회수가 7만을 돌파했습니다. 다들 주재원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게 이 '관계' 아닐까 싶습니다.그리고 그 관계를 '세련되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같은 거 같아요. 시간이 나는 데로 이 주제로 글을 조금씩 보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제 브런치에 들려주신 7만!! 감사해요.
한국 사회도 좁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인사회는 더더욱 좁다.
정말 한 사람 건너면 다 아는 곳. (그 사람이 올린 글만 봐도, 인스타만 봐도 어디 사는 누구인지 유추가 가능할 정도이니 말이다.)
새로운 곳에서 정말 아는 이 한 명도 없는 이곳에서
타지 생활에 의지할 수 있는 지인을 만나고, 인맥을 어떻게 잘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아이가 있다면 아마도 가장 먼저 그리고 쉽게 맺게 되는 관계가 '00 엄마'이다. 그 엄마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아이의 이름으로 그 엄마를 호칭한다. 00 엄마~
호칭에서 느낄 수 있듯이 '나'를 들어내기 어려운 관계이다.
아이들하고 연관이 되어 있으니, 나의 모습을 완전 그대로 다 들어 내보일 수도 없다. 나의 언행과 품행이 아이의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 아이와 그 엄마의 아이와 트러블이 날 경우 아무리 사이가 좋았더라도 어색한 관계가 되는 건 하루아침이다. 하지만 내 아이와 잘 지내고 그 엄마와 나와 생활 궁합이 잘 맞다면 여행도 같이 다니고, 육아도 같이하고 여러 가지를 나눌 수 있는 최고의 동지가 될 수 있다.
남편회사 가족들과의 모임은 되도록 지양하는 편이 좋은 거 같다. 한 회사의 법인장은 같은 회사 가족들끼리 모임은 금지!라고 할 정도이다. 가족들끼리 만나서 좋은 결말을 못 봤다는 사장님의 경험!
남편들 흉보기도 그렇고, 내 집안 사정 다 까발리기도 그렇다. 그리고 이 모임의 특징은 직급이 있다는 것?
아무튼 회사 가족모임은 되도록 지양한다. 뭣도 모르고 막 입성해서는 가장 먼저 회사 지인들부터 사귀고 만나면 나중에 맘에 안 들어도 연락을 끊기도 안 만나기도 아주 어려워진다.
주재원은 이곳에 머무는 기간이 4년 5년으로 정해저 있는 '곧 떠날사람'. 나도 현재 많은 좋은 교민엄마들과 사귀었고, 정말 너무 좋은분들이지만 항상 내심 '미안'함이 있다. 이렇게 깊게 서로 친했다가 나는 곧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관련 이야기를 할때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서의 학교의 일정을 언급할때면 뭔가 그 대화에 섞이지 못할때 불편함을 느낀다. 교민들은 이 비싼 학비를 자비로 내고있고, 나는 회사지원이 아니면 불가능한 학교이기때문에 교민과 나의 소득와 생활의 모습은 다르다. 하지만 내가 만난 교민은 대부분 겸손했고 잘난척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이곳 인도네시아에서 '교민'은 정말 다 좋은 분들이였다.
내가 현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경로는? 내 아이가 다니는 국제학교에서 만나는 현지 엄마들이다. 그 비싼 국제학교를 내 돈으로 보내는 현지인이란? 상상 초월의 부자들이라는 것. 그들은 대부분 사업가에, 집안 대대로 부자인 경우가 많고, 나는 그저 월급쟁이 와이프. 내가 만난 현지인들은 명품도 명품이지만 차도 여러 대여서 아이들 학교 픽업과 드롭 차가 다른 집도 봤다. 집은 기생충에 나오는 그런 저택 같은 곳에서 지낸다. 너무 나와 삶이 달라서 그들이 생활하고 놀고 하는 것을 따라가다는 내 통장에 남는 돈 아무것도 없으리라. 하지만 나의 금전적 사정이 어려워서 어울리는데 '나만' 좀 그렇지, 학교에서 만난 현지 엄마들 모두 사람들이 좋았다.
위에서 나온 관계들에서 엄마의 역할로 타지에서 '나만의 친구'를 만들기란 사실 어렵다. 지금 막 주재원 생활을 시작한 분이라면, 혹은 주재원을 준비하고 있는 와이프라면 인간관계를 '세련'되게 하라고 하고 싶다. 여기서 만난 한국 사람과 한국에 가서도 엄청 진하게 볼 것 같지만 또 그렇지도 않다. 한국 가면 사는 장소가 바뀌고 삶의 형태가 바뀐다. 4년 5년 머물다 갈 곳에서 너무 사람과의 관계에 연연하기보다는 나의 원가족과 추억을 많이 만들고 더 집중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지 싶다. 물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기란 참 쉽지 않고, 나와 생각과 마음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지 우리는 이미 많은 경험을 해 오지 않았나?
타지에 산다는 것은 인관 관계 아니라도 여러모로 힘든 이슈들이 많은 곳이다. 나도 사람 좋아하고, 밖으로 나가야 에너지를 얻는 E형의 인간이지만, 이곳에서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모든지 '적당'하게 잘 조절해서 나의 '세련'된 인간관계를 형성하다가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