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마튤립 Oct 10. 2024

영상통화 만만세!!!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81

살면서 이렇게 영상통화를 많이 한 적이 있었나 싶은 요즘.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엄마 아빠와 영상통화를 하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아기가 불쑥 커버린 요즘에는 영상통화를 하려 하면 내 휴대전화를 빼앗기 바쁜 아기 때문에 아기 얼굴을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하고, 이상한 구도의 장면들만 화면에 보여지기 일쑤긴 하지만 말이다.


아기가 아예 움직이지 못했을 때에는 영상통화로 아기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의자에 앉혀놓지 않는 이상 영상통화 하는 게 고난도가 되어버려서 통화의 빈도가 전보단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하루에 한 번은 꼭꼭 한다.)


아기가 부쩍 소통하는 느낌이 드는 요즘에는 아기가 우리에게 재롱을 부리는 듯 하지만, 사실 그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쇼를 보는 듯 화면 너머에서 온갖 노래와 율동이 플레이되었다. 내가 어린 시절 엄마아빠의 저런 모습을 보고 자랐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그렇게 영상통화가 매일의 일상이 된 요즘, 문득 이렇게 발전된 기술에 감사함이 들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 작은 화면 너머로 얼굴을 보며 편하게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 말이다. 영상통화가 일상화되기 시작했을 때에도 지금과 비교하면 화질 차이가 엄청나게 크니, 기술의 발전에 경이로움을 느낄 수밖에!


사실 지금 누리는 모든 것들이 너무나 당연해진 삶 속에 살고 있었지만- 언젠가 문득, 우리 엄마아빠가 오빠와 나를 키우셨을 때는 영상통화는 차치하고 휴대전화가 이제 막 생겨나던 시절이었으니 얼마나 불편함이 많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그 시절엔 그 삶이 당연했으니 모르셨겠지만, 지금 이런 시대에 살며 육아를 하고 있는 내게 영상통화 전화통화 금지령을 내리면 너무나도 불편할 것 같다.)

아기를 보여드리고 싶어도, 직접 가거나 오시지 않는 이상 보여드릴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시대였으니 말이다.


사진도, 영상도, 그리고 영상통화도 마음껏 찍고 보내고 걸 수 있는 요즘 이 시대에 육아를 하고 있는 건 나름 축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어머님 아버님께 아기를 자주 보여드리진 못하더라도 사진과 영상 영상통화로 자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께 이 모든 것이 곧 행복이고 효도이기도 할 테니 말이다.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여든한 번째 날이다.


저녁 시간이 되어 남편과 내가 밥을 먹을 때, 오늘도 아기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영상통화를 했다.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우리 엄마아빠의 동요소리를 BGM삼아 남편과 나는 열심히 식사를 했고, 덕분에 아기도 지루하지 않게 엄마아빠의 식사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다.


아기와 우리의 밥시간이 잘 맞으면 같이 식사를 하곤 하지만, 오늘은 아기가 빨리 밥 먹기를 원해서 먼저 식사를 끝낸 터라 엄빠찬스(영상통화)가 꼭 필요했다. 피곤이 가득한 아기를 그대로 의자에 앉혀놓으면 엄마아빠의 식사를 방해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아주신 엄마아빠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려본다. 그렇지만 엄마 아빠에게 또한 즐거운 일이니 일석 삼조 아니겠는가! (엄마아빠께, 우리 부부에게, 아기에게)


육아를 하니 이렇게 ‘영상통화 만만세!!’를 부르고 싶을 정도로, 영상통화는 육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너무나 좋은 하나의 육아 도구이다.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에 문득 또 감사함을 느껴본, 그런 하루였다.



이전 11화 수요일이 공휴일로 지정되면 얼마나 좋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