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 Selene #42 : by Florist Hyein]
매섭게 추웠던 지난겨울, 우리 집은 참 따듯했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날엔 추운지도 모르고 주섬주섬 반바지와 반팔을 꺼내 입고 돌아다니다가 엄마께 한 소리를 들었다. “보고만 있어도 추워! 따듯하게 입어~”
반팔 반바지를 입어도 따듯했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어딘가 추워 보이긴 했다. 위아래 모두 수면잠옷으로 갈아입은 뒤에야 비로소 겨울과 잘 어울리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동안 ‘보고만 있어도 춥다’라는 말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겨울에 실내에서 반팔을 입은 사람을 보거나 다리가 드러나는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보고만 있어도 춥지 않냐’는 말을 내뱉게 되고, 여름에 긴 팔 긴 바지를 입은 사람이 있으면 ‘보고만 있어도 덥다’는 말을 절로 하게 된다. 당사자가 춥고 덥지 않으면 그만인데, 진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은 것이 미스터리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주변 공간에도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노력한다.
나는 봄이 되면 화사하고 예쁜 꽃을 두고, 여름에는 청량한 색상의 초록 잎들과 투명한 소품을 갖다 놓는다. 그리고 초록의 이파리가 변해가는 가을과, 잎이 후두두 떨어지는 겨울엔 따듯하고 포근해 보이는 소품들로 겨울맞이를 한다.
체온으로는 직접 느껴지지 않는 그 분위기가 가진 온도.
그 온도 덕에 우리의 마음은 시원해지고 따듯해지고 그러나 보다.
초록빛이었던 나무들이 순식간에 화려한 색으로 변해가는 가을과 단풍이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겨울, 그 중간에 있는 요즘.
이맘때가 되면 목화솜과 솔방울로 예쁜 갈란드를 만드는 것이 참 재미있다.
11월 즈음부터 봄이 오기 전 2월까지 우리의 공간을 따듯하게 지켜줄 목화솜과 솔방울, 그리고 아기자기한 장신구들. 이것들로 꼼지락꼼지락 만든 갈란드를 바라보고 있으면 ‘보기만 해도 따듯'해지는 느낌이다.
손끝으로는 느낄 수 없는, 오직
마음만이 느끼는 온도-
몸도 마음도 따듯함이 필요한 계절 ‘겨울’.
몸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공간에 따뜻함을 입혀보는 것은 어떨까?
한층 차분해진 분위기에 어느새 마음의 온도가 따듯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 Selene F/W 갈란드 구입처 ]
https://smartstore.naver.com/selenekor
[Flower X Culture ]
Selene Florist. Hyein
2018.11.09
더 북 셀레네는 매주 금요일에 발행되며, 여러 명의 에디터와 함께합니다.
* 셀레네 플라워와 협업을 원하시는 분들은
Kakao친구 검색란에서 selene_kor를 검색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