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물원킨트 Jun 04. 2024

나는 한국에서 온 레인맨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두 달 살아보기

    내가 여기 브라질 아라카주에 온 뒤로 매일 비가 온다고 동네사람들은 나를 레인맨이라고 부르고 있다. 비가 오니 어쩔 수 없이 외출은 자제하고 숙소 환경에 익숙해지려고 적응하는 중이다. 뭐 언젠가는 비도 그치겠거니.


    여기 멘션은 새로 지어져 깨끗한 편이고 작은 거실과 방 두 칸짜리인데, 한국 화폐가격으로는 5천만 원 정도라고 한다. 나는 그중에 3층에 있는 방 하나를 빌려서 생활하는 중이다. 재밌는 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내려가는 버튼만 있다는 사실이다. 올라가는 버튼은 1층에만 있다.

    계단 청소를 해주시는 남자분이 190cm가 넘어서 깜짝 놀랐는데, 역시 남미의 피지컬은 넘사벽이다. 인종은 워낙 다양하고, 특징이라면 다들 다리가 진짜 길다.


aqui chove pouco. mas esse ano esta chovendo

mais. (여기는 비가 조금 내립니다. 하지만 올해는 비가 더 많이 옵니다.)


점심에 지인의 초대를 받아서 브라질 가정식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까다롭지 않은 식성이라면, 아마도 다들 좋아하실 맛이었다. 보시다시피 매우 다국적 음식의 조합이다. 밥, 파스타, 닭고기, 감자튀김, 그리고 브라질 음식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콩요리. 콩을 끓여서 만든 것인데, 한국에서 김치 같은 어지간해선 식탁에 꼭 오르는 음식이다. 참고로 저 음료는 수박을 갈아서 만든 쥬스인데, 맛이 참 좋았다. (참고로 쌀은 한국과는 다른 느낌이다.)


여기 숙소엔 작은 축구장도 있긴 한데, 콘크리트 바닥이라 여기서 공놀이를 하는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왜 굳이 축구장 바닥에 잔디가 아닌 건지 이해가 안 가긴 했는데, 축구의 나라치고는 좀 이상한 시설이었다. 아무튼간데, 아파트 외곽 주변으로 건물 주위를 둘러보면  커다란 높이의 물탱크가 보인다. 그리고 축구장 옆에는 주민들을 위한 바베큐 장소도 두 군데나 마련되어 있다. 주말에는 여기서 다들 파티를 한다.


이 곳도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산책을 시키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아예 개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을 정도다. 그리고 곳곳에 응가 봉투가 마련되어 있는 점도 맘에 들었다.

이전 07화 비가 와, 누군가 나를 부르듯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