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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물원킨트 May 27. 2024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2달 살아보기


    역시 나는 운동을 매일 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허약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운동을 며칠 지속한 뒤에야 두통이 말끔히 사라졌다. 운동을 하면서 제일 먼저 느낀 점은 여기 브라질 남녀들은 정말 피지컬이 대단해서 어지간해서는 유전자를 평범한 수준의 노력이나 연습으로는 쉽사리 이기기 힘들겠구나 깨닫는다. 그러니 이 나라가 이 세상 국가대표 유니폼에 별이 가장 많은 축구의 왕국이라는 생각도 들긴 했다. (참고로 브라질이 별이 다섯 개, 이탈리아와 독일이 네 개를 가지고 있다. 한국도 언젠가는 별을 다는 날이 오겠지?)


    그런데 하나 문제는 처음 며칠간은 하도 노출이 심한 운동복의 아가씨들이 많아서, 대관절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고민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뭐든 익숙해지면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나중에는 덤벨 무게나 체크하게 된다.

    다만 첫날 운동 중에 갑자기 배탈이 나서 부리나케 화장실에 도망친 건 일급비밀이다.


    운동을 마치고 간단하게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고 나면, 베란다로 나갔다. (참고로 브라질엔 대부분 방충망이 없다. 그래서 여행 초반엔 모기에 많이 물렸다.)

베란다에 나가면 세상이 참 평화로워 보였다.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은 제법 아름다웠다.


    이 날 우연히 넷플릭스를 뒤지다가 나의 최애 드라마를 발견했다. 브라질에서 보는 나의 최애 일본 드라마라니 얼마나 멋진가!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일어 음성에 포루투칼어 자막으로 보는데도 한국어 번역이 다 기억나는 신기한 체험. 일드 마니아다운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아, 이런 내가 나도 웃긴다, 진짜.


   오늘의 교훈. 화장실이건, 드라마 속 계약동거이건 간에 도망치는 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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