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싶었던 아이.

by 고니비니SN

엄마의 숙모 소개로 만난 엄마, 아빠는 아빠의 적극적인 구애로 나를 세상에 초대했다. 연애 때부터 드러난 아빠의 술버릇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결혼 반대로 이어졌다. 엄마 뱃속에 씨앗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빠는 엄마에게 매달리며 눈물로 다짐했다. 엄마는 그런 아빠와 나를 가슴으로 품었다.


지독히도 가난한 시절 엄마는 임신기간에도 배불리 먹지 못했다. 마땅한 직업이 없었던 아빠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야 했다. 아빠는 자신의 아이를 품고 있는 엄마를 보며 매일 자책했고, 자책의 끝은 술이었다.

아빠는 술만 드시면 다른 사람이 되었다. 화를 내고, 물건을 부수고, 욕설과 체벌은 가족을 얼음으로 만들어 버렸다. 엄마 뱃속부터 키워온 불안감은 세상과 마주하며 현실이 되었다.


삼 형제를 낳고 엄마는 매일 새벽에 나가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일을 하며 매일 아침 전화로 우리를 깨웠다.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우리에게 주지 못한 사랑을 밥과 반찬에 눌러 담았다.


아빠는 있고, 엄마가 없는 집은 안전하지도 편하지도 않았다.

아빠, 엄마의 감정에 따라 시시각각 나의 감정은 변했다.

그렇게 나는 눈치 보는 아이로 성장했다.


혼나지 않으려 착한 아이로, 조용한 아이로, 눈에 띄지 않는 아이로 자라려 부단히 애썼다. 나는 스스로 잘 자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사랑받고 싶었던 아이'였다.


속마음을 말할 수 있었던 상대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 존재가 부모였다면 참 좋았겠다고 생각 해 본다.


"엄마, 아빠가 널 포기하지 않고 사랑으로 품었을 때, 이미 넌 사랑받는 존재였어."


온 마음 다해 끝까지 버텨냈던 시간으로 어른이 된 내가 그때의 나를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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