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줄의 시작

by 고니비니SN

부산과 울산, 서로 다른 도시에서 우리는 1년간 주말부부로 지내기로 약속했다.

주말에도 일하는 남편을 보기 위해 금요일 퇴근 후 버스를 타고 시댁으로 향했다.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시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다 내려오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시아주버님의 소개로 남편은 부산에 있는 회사로 이직했다.

출, 퇴근 1시간 거리, 계획보다 빠른 합가 덕분에 우리는 매일 함께 신혼을 즐길 수 있었다. 신혼 기간이 오래 지속되길 바랐다.



결혼 전, 우리는 아이에 대한 계획을 세운 적이 없었다. 남편보다 먼저 결혼한 형님 부부에게 아이가 없었기에 아이를 기다리던 시부모님은 은근히 나에게 먼저 아이를 가져도 괜찮다는 자신들의 바람을 내비치셨다.

어느 날, 퇴근 후 저녁을 먹으며 남편에게 물었다.



“자기야, 우리에게 아이가 꼭 있어야 할까?”

나는 아이를 낳을 생각도 키울 생각도 없었다. 둘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아이가 한 명은 있었으면 좋겠어. 자기가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입양을 생각해도 좋아.”

남편의 말에 정적이 흘렀다.

아이를 낳는 것도, 키우는 것도 겁이 났다.



부모님의 결혼 생활은 날마다 다툼과 침묵 사이를 오갔다. 그 속에서 나는 보이지 않는 불안과 매일 싸워야 했다. 누군가를 평생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의 무게를 이미 알아버린 나는 자신이 없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아이는 우리에게 예고 없이 찾아왔다.

임신 테스트기 위에 선명한 두 줄을 확인한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나의 감정을 뒤로 한 체 남편은 나를 안으며 세상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에게 찾아온 작은 씨앗.

나는 과연 잘 키울 수 있을까?



엄마가 된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조차 아직 온전히 알지 못한 채,

나는 그저 뱃속의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주길 기도하며 하루를 보냈다.


내가 보고 자란 환경이 아닌,

내가 주고 싶은 환경에서 아이가 부모의 행복을 먹고 자라나길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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