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비가 오는 밤

by 다다리딩

그는 밤 늦게 퇴근해 책을 뒤적거리고,

아기는 침대에서 이리 저리 몸을 뒤척이며 잠을 청하고,


창 밖은 두두둑 조그만 빗방울이 동백잎에 급하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비가 오는 선선한 밤,

봄이 곧 오려고 기척을 하는 밤,

이런 밤을 나는 사랑한다.


아마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내 자신에 대한 평가는 '너무 감성적'이라는 말일 것이다. 항상 '너무'라는 말이 붙는다. 정도를 넘어, 지나치다는 의미가 붙으니 나의 감성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거추장스럽게 여겨지게 되었다. 스스로.


그 딱지를 떼고 싶어 부단히도 노력했던 지난 날, 어쩌면 나는 현재보다 과거에 살았던 날이 더 많았고 고치고 싶었던 것들 투성이라 스스로를 아낄 줄 모르고 불쌍하다 여기며 지냈는지도.


시간은 모났던 나를 둥글둥글하게, 스스로의 단점도 받아들이고 어여삐 여길 여유를 주었다. 그 과정에 상처는 필수였지만 나쁘지도 않았다.


이제는 이런 빗소리에 마음이 흠뻑 빠지는 '너무' 감성적인 나를 흡족히 여기며 타인의 시선으로 평하지 않음에 더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은 어른이 되었다.


내일이 가까워 오는 밤, 빗소리가 잦아들고, 그가 넘기는 책장 소리가 사락거리고, 아기의 깊은 잠에 빠진 숨소리가 쌔액거리는 지금.


좋다.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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