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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거 삼팀 팀장 Dec 06. 2023

퇴사를 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8

#8. 아침형 인간이 못 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8. 아침형 인간이 못 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퇴사를 하면 무엇을 할 거냐는 질문에 흔히들 "평일에 늦잠을 실컷 자고 싶다"라는 대답을 많이 한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주중에는 출근을 하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일찍 자야 한다.

하지만 내일이 오는 것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일 출근하는 것이 너무 싫어서 애꿎은 쇼츠나 돌리면서 불 꺼진 침대에 누워있고는 했다.

그리고 주말에는 주중에 '집-회사-집-회사' 했던 것에 대한 보상으로 그 누구보다 열심히 무언가를 한다. 술을 먹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쇼핑을 하거나, 근교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이런 것을 하지 않으면 내 삶에 활력은 어디에도 없고, 다가오는 한 주를 살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실제로는 이런 행동이 더 에너지를 갉아먹는 줄도 모르고...


자기 계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한 번은 들어 봤을 만한 단어, "아침형 인간"

한 때 서점가에는 아침형 인간 관련 책이 쏟아졌다. 물론 유튜브에서도 아침형 인간이 되는 법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등 엄청나게 많은 정보들이 넘쳐났다. 이때 나도 아침형 인간에 도전했던 적이 있다. 결말은 당신과 동일하다. 처참히 실패했다.

아침형 인간으로 살면 좋은 이유가 많다. 그중에 하나는 출근하기 전에 시간을 활용해서 자기 계발이나 평소에 하지 못했던 자신의 취미 등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퇴근을 하고 나서 하기에는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쳤기에 그러한 행동들을 못한다는 것이다. 맞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 시간에 나는 잘 자고 일어나서 상쾌한 기분으로 책을 읽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기분이 개운해진다. 더 나아가 남들보다 한발 더 앞선 기분이다.

그런데 여러분들의 주변에 아침형 인간을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

아침형 인간이 좋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지만 왜 우리는 그것을 하지 못할까?

다들 올빼미형 인간이라서? 아니면 의지가 약해서?

아니다. 우리 몸을 몰라서이다.


우리가 아침형 인간이 못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객관적인 수면 시간이 부족해서.

사람은 개인마다 하루에 필요한 수면 시간이 있다.

실험적 근거에 따르면 나는 7시간이다.(실컷 자보니 그렇더라)

그런데 이 수면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당연히 몸은 채우려 할 것이고 그러면 아침형 인간을 하고자 맞춰 놓은 알람을 듣고도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은 잠을 줄이는 게 아니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단, 개인마다 필요로 하는 수면시간은 다르니 이는 알아서...(통상은 6~8시간이다)


둘째, 일어나고 싶은 이유가 없다. 아니 오히려 일어나기 싫은 이유만 있다.

우리들은 아침에 눈을 뜨면 회사 갈 준비를 한다.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누군가는 식사를 하고, 출근을 한다.

근데 생각해 보자. 결국은 출근을 하기 위해서 눈을 떠야 하는데, 그 출근이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인가?

절대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더더욱 일어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어릴 때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맨날 지각하던 내 친구도 소풍날은 제일 먼저 등교했었다.)


셋째, 잠은 저장이 되는 개념이 아니다. 그렇기에 주말에 많이 잤다고 해서 주중에 잠을 덜 자도 되는 것은 아니다.

흔히들 주말에 잠을 몰아잔 다고 말한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다.

주중에 못 잔 잠에 대해서 소급해서 자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미래의 잠에 대해서 미리 잠을 자저 저장하는 것은 불가하다.

즉, 피로를 '0'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로는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아침형 인간은 우리의 의지부족 문제에 따라 실패한 것이 아니라,

잠을 충분히 안 잤던,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싶은 것이 없었던, 잠을 미리 몰아잘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잘못된 행동과 지식에 기인했던 것이다.


그러니 내일을 위해 일찍 자고, 내일 일어나야 하는 좋은 이유를 생각하고, 주말에는 적당한 수면과 활동을 겸하는 생활을 하면 아침형 인간은 그냥 가능할 것 같다.

이게 내가 퇴사를 하고 허리가 아파 더 이상 누워있지 못할 때까지 잠을 자고 보니 알게 된 사실들이라니, 뭔가 허무하면서도 뿌듯하다.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무언가 매일 아침 내가 일어나고 싶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러면 어제 언제 잤더라도 아침이 기대되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일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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