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서점에서 내 어릴 적 꿈을 다시 찾았다.
#11. 서점에서 내 어릴 적 꿈을 다시 찾았다.
최근에 서점을 자주 갔다. 원래 책 보는 걸 엄청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매년 이맘때쯤 발간되는 내년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을 보기 위해서 서점을 갔었다. 회사를 다닐 때는 서점을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2달에 1번 정도는 갔었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그때는 못 봤던 것들이 눈에 보였다.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니 Top 10 중에 8권이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이 쓴 자서전 또는 자신의 성공 방법을 말하는 책이 아닌가. 그 8권 중에서도 3권은 해외서적이고 5권은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이었다.
(광고라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 자세한 도서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런 책들을 보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 성공한 사람이 진짜 많구나. 근데 전 세계로 보면 그 수가 엄청나겠구나."
그리고 내가 잊고 있던 내 꿈이 떠올랐다.
어릴 적 내 꿈은 과학자였다. 그때는 이렇게 수학과 물리를 싫어하게 될 줄 모르고 꾼 꿈이었다. 점차 커가면서 가졌던 꿈은 성공한 사람이었다. 어느 분야에서든 내가 책을 쓸 만큼 성공한 사람. 그리고 내 이름을 들으면 10명 중 2~3명은 나를 아는 그런 사람. 지금 생각해 보면 10명 중 2~3명이 내 이름을 안다는 건 진짜 엄청난 인지도가 있는 것이다. 근데 그때는 그냥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만 하면 다 그렇게 되는 줄 알았었다.
하지만 조금 더 크고 나서, 흔히 말하는 어른이 되고 나서 바뀐 내 꿈은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욕을 먹지 않는 사람이었다. 남들이 내 이름을 알아주지는 못해도 내가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나로 인해 큰 사건이나 사고가 나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내 글을 처음부터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가 퇴사를 하기 전에 다녔던 회사는 좀 특수한 회사였다. 그래서 그 분야에서 내가 유명해지려면 어쩔 수 없이 시간을 갈아 넣어서 오랜 기간 근무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높이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원하지도 않는 곳에서 이름을 알리고자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되리라는 100% 보장도 없었고.
한 때 앤디 워홀의 명헌이라고 소문이 났지만 사실 아무 근거 없던 이야기였던 그 말,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더라도 사람들이 박수를 쳐줄 것이다."
이 말이 앤디 워홀이 한 말이든 그렇지 않든 중요하지 않다. 지금의 사회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말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든, 어떤 계기로 유명해졌든 중요하지 않다. 모두 다 자서전을 내고 그 자서전을 누군가는 사 보고 있으니.
이제 바뀐 내 꿈은 명확하다. 나는 유명한 사람 아니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아니 되어야겠다. 그게 어떤 분야든 내가 하는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다만 누구나 아는 그럼 부정의 한가운데 있거나, 몹쓸 불법을 저질러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내가 걸어온 길을 보고, 누군가는 내 길을 따라 걷고 싶어서 또는 그 길이 궁금해서 내 책을 찾아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는 내 책이 서점에 진열되는 그 순간을 꿈꾸며 지금도 묵묵히 내 꿈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그것에 다가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