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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거 삼팀 팀장 Nov 15. 2023

퇴사를 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2

#2. 평일 낮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2. 평일 낮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사실 회사를 다닐 때는 오후 4시에 업무를 마치는 은행에 갈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은행원들은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는 낮에만 일을 하고 마치다니 진짜 부럽다.라고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서 점심시간에 짬을 내거나 반차를 써야하는 직장인들을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저 생각은 정말로 멍청한 생각이었다.


퇴사를 하면서 내 삶에 있어서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낮과 밤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어디론가 갈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무언가를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싶어서 남들이 다 직장에 있을 시간에 많이 돌아다닌다. 그 시간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퇴사를 한 이후에 은행 업무를 봐야하는 일이 있어서 아침 10시에 은행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은행에 아무도 없어서 들어가는 내가 모든 주목을 받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며 은행문을 열었는데 너무나도 놀랐다. 다들 번호표를 손에 쥐고 알림창을 보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물며 자리가 없어서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중 일부는 회사 일을 하기 위해서 은행에 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부는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서 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 중 일부는 은행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을 것이다.


한 번은 평일 오후에 올림픽대로를 탈 일이 있었다. 한강을 연해서 서울 남쪽을 횡으로 통과하는 올림픽대로는 평일 출퇴근 시간에 항상 차량 정체 상태가 뉴스에 나오는 곳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한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또 어리석었다.

평일 오후 올림픽대로는 여전했다. 솔직히 출퇴근 시간에 비하면 차량이 적었으나 내가 생각한 올림픽대로가 아니었다. 생각보다 차량은 많았고, 여전히 운전하기에는 과도한 긴장이 필요한 곳이었다.

그 중 일부 차량은 운송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의 차량일 수도, 그 중 일부는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시연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일지도, 그 중 일부는 나처럼 백수 일지도.


요즘 성수동에 팝업 스토어들이 많이 생겨서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 중에 여자친구가 원하는 '동대문 엽기떡볶이' 팝업을 가려고 했을 때이다. 팝업 특성상 예약을 하면 바로 입장이 가능하고, 현장 대기를 하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하기에 평일에 가려고 했다. 당연히 평일 낮에는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내가 또 어리석었다. 우리는 가기고 한 날 이틀전에 예약을 하려고 사이트에 방문을 했고 너무나도 놀랐다. 정확히 우리가 사이트를 방문한 날 포함하여 13일 동안 모든 타임에 예약이 다 차있었다. 주말뿐만이 아니라 평일 모든 타임에도.


퇴사를 하기 전에는 평일 낮에는 모두가 사무실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내가 그 시간에 사무실에만 있었으니. 하지만 그건 우물안 개구리의 생각이었다. 평일 낮에 사무실 밖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일을 안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은행과 올림픽대로와 성수동 팝업을 통해 알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나는 낮에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사람, 지금처럼 평생을 살고 싶다고.




부의 자유를 누리는 사람은 더이상 일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일과 관련된 육하원칙을 자신의 마음대로 결정하는 사람이다. 나와 당신이 되어야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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