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내내 게임 얘기만 했다.
다섯 명이 밥을 먹으러 모였다. 그런데 나까지 세 명이 <원신>이라는 게임의 유저였다.
하려고만 하면 멀티플레이도 가능하지만, <젤다의 전설>처럼 <원신>도 기본적으로는 혼자 하는 RPG 게임이었다. 그래서 막상 게임에서는 보지 못했던 유저들을 현실에서 만나니까 신나서 얘기했다.
“바람 속성 캐릭터에서 확산과 전환의 차이를 아시나요?”
“불 묻히고 번개 때리는 것보다, 번개 묻히고 불 때리는 게 딜이 더 들어가요.”
“아직 ‘나히다’가 없으시다구요? 접속 안 하신 지 꽤 되셨군요!”
“저는 프로님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레벨은 벌써 앞질렀답니다!”
급기야는 게임을 하다가 서로가 겪었던 에피소드를 모험담처럼 늘어놓기 시작했다.
“몬스터가 물이랑 얼음으로 나를 때려서, 연속으로 얼어버리더라니까?”
“어? 저는 비 오는 날에 얼음 구라구라꽃을 만난 적이 있어요! 덕분에 계속 빙결 상태가 되길래, 결국 워프해서 빠져나왔어요.”
누가 보면 오프라인 정모라도 하는 줄 알았을 것 같다. 실제로는 회사 사람들인데.
그러고 보니 같이 갔던 다섯 명 중에 나머지 두 분은 지루하시지 않았을까? 다음에는 게임 얘기 좀 작작 해야지.그런데 혹시……. 원신 하시는 분 계세요? UID 882002943 구의동에밀리 친추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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