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엄마가 된다.
어릴 때 처음 학교에 입학하던 날 혹시 기억하시나요? 보통학교에 처음 가게 되면 입학식 혹은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새내기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를 알려주고, 앞으로 일어날 크고 작은 일정을 공유해 주죠. 회사 생활은 어떨까요? 신입사원의 경우 본격적인 업무를 하기 전 인턴 생활을 하면서 학교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바뀌던지, 직무가 바뀐다면 업무를 인수인계를 받고 친절히 하나하나 가르침을 받죠. 너무나 당연하게도 적응을 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받게 되죠.
이렇듯 우리는 자라오면서 늘 본격적으로 임무를 배정받기 전 연습 기간을 충분히 거치는 패턴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물며 결혼 생활 또한 다르지 않은 것이 개인의 선택에 따라서 동거 혹은 연애 기간 동안 서로가 부족하거나 맞지 않는 점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기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습하고,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을 가진 뒤에 본격적인 결혼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떤까요?
엄마가 된다는 것, 아빠가 된다는 것은 특별히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엄마, 아빠라는 이름에 책임감과 의무가 주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는 늘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매 순간순간이 낯설 수밖에 없는 자리가 바로 부모라는 자리가 아닐까요?
인생에서 준비 기간 없이 느닷없이 책임과 의무가 주어진 것이 인생에서 처음인데, 왜 하필 가장 중요한 자리인 것인지, 도망갈 수도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자리이기 때문에 오롯이 내 힘으로 이겨내고 버텨내야 하는 것이 바로 엄마, 아빠의 자리입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형제, 자매가 있는 경우에는 충분히 예행연습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렇게 물으신다면 세 아이를 키운 경험상 저는 NO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이유는 아이들의 기질이 다 다르기 때문인데요. 첫째 아이와 둘째. 셋째의 기질이 다 달라서 매순간이 생소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육아는 연습없이 투입되는 실전이다! 물론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재우는 기본적인 같을 수 있으나 아이와 엄마가 소통하고 서로 맞추어 갈 때 저마다 보여주는 반응은 천차만별입니다. 종종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스스로 자괴감이 빠질 때도 많습니다.
나는 진짜 못난 엄마인가 보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
저와 같은 생각을 한번이라도 해보셨던 분들에게 작은 응원의 말이라도 보태 보자면 스스로에게 조금 관대해 지시길 바랍니다. 왜냐면,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거든요. 생각 해보세요. 예행 연습도 하지 못하고 늘 처음인 상태로 난생 처음 겪는 상황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모든 것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겠어요.
꼭 아이를 완벽하게 훈육 해야 하고, 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가르치는 이 모든 것을 정해진 틀에 맞게 잘 수행해야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만큼, 그저 내 몫을 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잘 하고 있습니다...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참 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