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우리 집에는 향긋한 냄새가 퍼지기 시작한다.
이 냄새는 밤이 되면 더욱이 심해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문 앞에 이르기 스무 발짜국 전쯤,
이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아.. 집에 다 왔구나' 하는 마음의 안도를 느끼게 한다.
냄새의 주인공은 라일락.
외할아버지가 이 집을 지을 때 심으신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자라 매년 봄마다 완연한 봄을 알리곤 한다.
그래서 나는 이 꽃이 필 시기쯤 집에 도착하기 전에 항상 코를 킁킁 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라일락이 피면 봄을 제대로 즐길 준비가 시작된다. 가벼운 옷차림에 선선한 바람. 여기저기 알록달록 해지는 풍경들. 사실 봄의 대명사인 벚꽃이 먼저 피긴 하지만 벚꽃은 금방 흩날려 없어져 아쉬울 때가 있다. 하지만 라일락이 그 아쉬움을 달래주기 때문에 벚꽃보다는 라일락이 더 좋다.
앞으로도 무럭무럭 자라서 봄의 냄새는 라일락으로 맞이하였으면 좋겠다.
얼마 전부터 집 사진을 찍어 조금씩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습니다.
오셔서 서울의 오래되고도 평범한 집 풍경들을 구경해보세요.
@bulgwangdong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