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부엌이 부산스럽다. 엄마의 손이 바쁘다.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두고 마치 잔치를 준비하는 듯하다. 평소 챙겨주고 나누기 좋아하시는 엄마이기에 동생들에게 나물 배달을 하실 생각이신 듯하다.
나도 엄마 덕분에 정월대보름에 대한 추억이 많다. 내가 정월대보름에 오곡밥을 아홉 번이나 먹었던 기억이나 더위를 팔고 아침에 부럼을 깨물어 부스럼 없는 한해를 기원한 것들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습관이다. 지금은 안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엔 바늘에 잣을 꽂아 태우기도 했었다. 새카맣게 다 타면 한 해 동안 병이 없다나 뭐라나.
엄마는 어릴 적 오곡밥 서리도 하셨단다. 하기는 그러니까 아홉 번이나 밥을 먹을 수 있었을 터이다. 흔히들 아는 쥐불놀이하다가 옷을 태워먹어서 할머니께 죽지 않을 만큼 맞기도 하셨단다.
추억이 많으면 세월도 피해 가는 듯하다. 항상 그때가 되면 그 시절로 돌아가므로.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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