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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Jun 07. 2022

말이 너무 짧아요

거기   조용히 시켜


거친 아저씨의 말에  숨이 멎는 듯했다. 


고속버스 타고 시골 가는 길이었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가 특유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조마조마한데 누군가 지적을 하면 더욱 안절부절 그곳을 뛰쳐나가고 싶다.   시간  동안 어떻게 하지? 심장이 벌름벌름 콩당콩당 복잡한 머릿속은 걱정으로 순간 가득 찬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버스가 출발하자 다행히도 아이는 소리를 멈추고 창밖을 보며 조용해졌다. 발달장애인 아이를 데리고 다닐  보호자의 가슴을 졸이고 진땀 나게 하는 행동 중의 하나가 소리를 내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소리에 짜증이  수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근데  말은 짧은 것일까?


어느 어머니가 발달장애자녀와 함께 지하철을 탔다고 한다. 타기 전에 아이가 좋아하는 삶은 옥수수를 샀는데 너무 뜨거워서 식으라고 담겨있는 비닐봉지를 열어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옆에 앉아 있던 어머니와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 아주머니가 “여기서 먹으면 안 돼!”  당황스러워 쳐다보았더니 똑같은 말을 반복을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당연히 먹지도 않지만 너무 자연스럽게 반말로 참견하는데 한마디 하려다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싫어서 참았다고 한다.


 발달장애인에게는, 발달장애인과 함께 다니는 엄마한테는 반말로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는가?


그런 사람들을 마주  때면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물론 발달장애인이 외부활동을   생각지도 못한 행동이 다른 사람들한테 불쾌감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보호자가 그런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기에 보호자는 항상 진땀을 흘리고 “죄송합니다 입에 달고 다닌다.


보통 누구한테 하기 힘든 소리를   짧은 말투보다는   정중하게 부탁하는 어조로 듣는 사람이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 근데 우리 발달장애인이나 가족한테는 고압적인 태도로 짧게 반말을 하는지 받아주면서도 마음 한편은 씁쓸해진다.






손창명 기자      


잘 웃고, 잘 먹는 사람.          

속으로만 삐지는 사람.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          

인권과 관련된 기사를 누구보다   내려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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