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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돈 내고 땀 내기

by 서가앤필

1년 전쯤 건강분야 대형 출판사 담당자와 미팅을 가진 적이 있다. 미팅에 나온 편집자는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이미 나의 인스타, 블로그를 살펴보고 온 뒤라 내가 엮어낼 글에 대해 개인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편집자 자신이 퇴근 후에 개인 PT를 받으며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에게 운동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특히 PT를 받으며 변화된 부분을 글 속에 녹여내주길 원했다. 편집자가 개인적으로 이렇게 궁금증을 가지고 있으니 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이게 웬일.


책 계약 승인을 받기 위해 출판사 대표가 참석하는 회의가 진행되었는데 거기에서 대표가 반대의견을 냈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아직 우리나라에서 개인 PT란 연예인이나 부자들만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대중화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다."라고 했단다. 편집자는 자신의 상사를 자신이 설득 못해서 죄송하다며 아쉬움도 함께 전해줬다.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난 생각했다. 출판사 대표란 그분은 절대 운동을 안 하는 분이겠구나 하고... 당신이 운동을 하지 않으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운동에 빠져 있고 개인 PT를 받는지 전혀 모르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마다 헬스장, PT센터, 필라테스, 요가 등 운동 관련 공간이 없는 건물이 없다. 유튜브도 책 관련 영상보단 운동 관련 영상이 조회수도 높을걸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은 책보다는 운동, 건강에 관심이 더 많다.


요즘 20대~30대는 왜 돈을 주고 PT 수업을 받으며 운동을 하는 걸까? 40~50대가 하듯 무료로 걸어도 되고 돈 안 드는 운동도 많은데 왜 운동 레슨에 투자를 하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똑똑해서다.


비만은 질병이다. 1999년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분류했다. 노인 근감소증도 얼마 전 질병으로 분류되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근력이 감소하는 것도 질병으로 본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는 예전 세대에 비해 정보 습득이 빠르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고민을 더 많이 한다.


직장에서 팀원들만 봐도 밀가루를 먹으면 속이 안 좋아 밀가루를 되도록 먹지 않는다던지.. 당이 올라가는 것을 우려해 탄수화물을 조절한다던지 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되곤 한다. 비만과 근감소증의 중요성도 미리 알아서 자신이 지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돈 내고 운동을 한다. 한마디로 돈 내고 땀 내기다. 운동에 1만원을 투자한 사람은 2만원 이상의 가치를 얻게 될 것이며, 10만원을 투자한 사람은 20만원 이상의 가치를 얻게 될 것이다.



*관련책-오늘부터 나를 볼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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