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딸~ 체력이 딸리면 마음이 딸려. 그러니깐 운동은 꼭 밥먹듯이 챙겨야 해."
가끔 퇴근길에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합니다. 평소엔 밥 잘 챙겨 먹으라는 말을 하던 엄마가 유독 그날따라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체력이 딸리면 마음이 딸린다니... 오늘 제 목소리에 조금 힘이 빠져 있는걸 눈치챈 걸까요?
오늘 딸이 직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마에게 구체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는 이미 눈치를 챈 듯합니다. 다정함도 체력에서 나온다는데 그날따라 유독 다정함은 온데간데없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온몸을 휘돌아 감으려 하던 찰나였거든요. 딸의 목소리만 듣고도 체력과 마음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렇게 멋진 한 문장으로 뽑아내다니 엄마는 엄마인가 봅니다.
20년 가까이 되는 직장생활을 지치지 않고 올 수 있었던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 아빠의 영향이 큽니다. 운동을 밥 먹듯이 하던 엄마 아빠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 딸은 커서 습관처럼 운동하는 사람이 되었거든요. 이제는 운동을 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것이 더 어렵게 되었으니까요. 일개 직장인이 이런 운동책을 쓰게 된 데는 전적으로 엄마 아빠의 뒷모습 덕분입니다.
2.
월요일 아침, 사무실 풍경을 보면 주말에 어떤 시간들을 보내고 왔는지가 느껴집니다. 주말 동안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온 직원은 월요일 9시부터 이미 자신의 업무에 집중모드로 돌입해 있습니다. 평일보다 더 피곤한 주말을 보내고 온 듯한 옆 팀장은 사무실 등장 입구부터 '아~ 피곤해. 아~ 피곤해~'라는 말을 달고 입장하고요.
평소 직장에서는 운동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다 보니 제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운동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럼에도 근무 중에 스몰 토크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무언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프다는 옆 팀장에게 어깨가 풀어지는 동작을 알려주고 싶을 때도 선뜻 말을 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업무시간에는 업무에만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몸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 꺼내기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저에게 글감을 주고 영감을 주었던 동료를 응원하고픈 마음이 글을 쓰는 내내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3.
이 책은 앞서간 수많은 운동하는 작가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나는 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부러움과 호기심이 저를 결국 운동하는 작가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운동을 하면 책이 읽고 싶고, 책을 읽으면 운동이 하고 싶어 지던 제 마음을 이제는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려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작가들도 그런 과정을 거쳐왔을 거라는 것을 이제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문학의 쓸모는 그 쓸모를 거부할 때 얻어지는 자유와 해방감에 있다고 합니다. 근력 운동도 마찬가지로 그 쓸모없음이 목적의 세계에서 제 자신을 해방시켜 주었습니다. 덤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무용한 되풀이에 비로소 품위 있는 삶을 상상하게 되었거든요.
운동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삶의 과정을 신랑인 룸메이트와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2년 동안 근력 운동에 빠진 와이프를 쳐다보기만 하는 신랑을 보며 살짝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었거든요.
저는 이 책을 읽은 분들에게 어떤 운동이라도 꼭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어느 한 종목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면 바로 그 종목이 당신의 운동 종목일 확률이 높습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은 이미 그것을 잘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라고 하니까요.
가족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으신 분도 먼저 시작하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함께하겠다고 시기를 조율하다 시간만 허비하고 있을지 모르니 어느 누구 한 명이 먼저 자신의 종목을 발견하면 함께 사는 가족은 자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의 운동 습관이 저를 통해 신랑에게 전해졌듯이 말이죠.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