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회원이 트레이너를 인터뷰하다.

이제야 물어본다. PT 5년 차 회원의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 10가지

by 서가앤필

질문 1.

첫 만남에 대한 질문


5년 전으로 돌아가 봅니다. 첫 수업을 했을 때 이렇게 오랫동안 한 명의 회원을 트레이닝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하셨었나요? 지금은 익숙해진 회원의 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1.

아니요. 이렇게 오랫동안 한 회원님의 트레이닝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은희 회원님의 첫인상은 회원님과 만남 전 상담 내용에서 다른 특이사항보다 요가를 10년 이상 하셨다는 내용을 보고 실은 살짝 긴장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상상과 기억 속에 요가 수행을 오래 하신 분들은 까무잡잡한 피부에 약간 센 인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다행히도 은희 회원님은 제 상상 속 모습과 다르게 인상이 너무 좋으시고 밝게 웃으면서 맞이해 주셔서 좋은 첫인상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질문 2.

PT 수업시간 요청에 대한 질문


PT 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 출근 전 운동을 하고 싶다며 아침 5시 30분에 수업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었나요?



답변 2.

우선 궁금했습니다. 출근 전 새벽에 피티를 받고 출근을 하신다는 분은 어떤 분이실까? 하고요. 그리고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아닌 회원님이 괜찮으실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물론 처음엔 오픈 시간 전이라 고민도 되었어요. 회원님과의 새벽 수업이 가능하도록 시간을 허락해 주신 대표님의 권유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몰라요.


회원님과의 운동이 이렇게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어쩌면 대표님의 유연한 사고방식 덕분이었던 것 같네요. 좋은 만남을 연결시켜 주신 대표님께 새삼 감사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저 또한 그 당시 큰 결정해 주신 대표님의 선택에 감사드립니다.^^)



질문 3.

회원 변화에 대한 질문


처음 방문했을 때 허리를 펴지 못하던 회원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더니 건강해지기 시작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개인적인 생각과 트레이너로서의 생각이 각각 궁금합니다.



답변 3.

정말 기분 좋았죠. 제가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계기는 회원님들의 목적을 달성해 드리고 호흡을 맞춰 나갈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의 트레이닝을 통해 회원님이 바라고 원하던 결과에 스스로도 만족하실 때 그때가 트레이너로서 사명감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질문 4.

수업 기록에 대한 질문


PT 수업 100회까지 과정을 블로그와 인스타에 기록해 나가는 회원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었나요? 혹시 부담스럽다거나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었는지? 물론 바쁘셔서 내용을 다 보지는 못하셨겠지만요.



답변 4.

당연히 처음엔 부담스러웠습니다. 가끔 SNS에 게시를 하시는 회원님은 있지만 모든 수업을 기록하시는 모습을 보고 수업에 진심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우선 들었습니다. 회원님이 이렇게 진심으로 공부하며 알아가시는데 내가 더 성장하지 못하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나 놓고 보니 그 시간은 오히려 저에게도 더 공부하고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회원님이 올리는 글을 매일 보지는 못했지만 시간 날 때마다 대부분 다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트레이닝은 회원의 상태나 트레이너의 방식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회원님의 글이 마케팅이 될까 봐 부담스러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장의 기회로 삼은 덕분인지 이제는 저 스스로도 많이 단단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 5.

바디프로필에 대한 질문


그동안 트레이너로써 바디프로필을 찍는 회원을 많이 경험해 보셨을 텐데 저라는 회원의 바디프로필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게 있었을까요?


답변 5.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셨던 회원님들이 식단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고 한 번씩 유혹을 참지 못하고 일탈을 하게 되는데 은희 회원님은 식단에서 정말 남달랐습니다.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루 섭취하는 모든 식단을 카톡으로 전송받는데 직장을 다니면서도 전혀 어려움 없이 식단 관리를 해 내시는 걸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질문 6.

자격증에 대한 질문


별안간 회원이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따겠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었는지? 다른 회원이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면 추천할 의향이 있으신지? 필기, 실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기억에 남는 모습이 있다면?



답변 6.

우선 은희 회원님은 수업을 할 때도 운동에 쓰이는 근육에 대한 명칭과 기능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으셨어요! 근육을 그려보라는 숙제도 정말로 해 오셨고요. 운동이면 운동, 바디프로필이면 바디프로필 둘 다 잘해 내셨지만, 생활스포츠지도사는 정말로 다른 방향이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필기 실기 준비도 정말 은희 회원님 답게 정석으로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원님들이 자격증 시험에 도전을 하고 싶다고 하시면 사실 적극적으로 추천해 드리진 못할 것 같아요. 운동과 여러 가지 전문지식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다 보니 은희 회원님 정도로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자격증 준비 과정이 아니라면 다른 회원님에게 추천할 의향은 없습니다.



질문 7.

식단에 대한 질문


식단 피드백을 바디프로필을 찍기까지 장장 9개월에 걸쳐 매일 해 주었는데요. 저야 다른 회원들의 식단을 알지 못하지만 트레이너 쌤은 다른 회원과의 차이점을 금방 알아채셨을 것 같아요. 저의 식단 중 다른 회원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기억나는 게 있으실까요?



답변 7.

일반적인 다이어트와 바디프로필의 식단은 굉장히 다른데요. 일반 다이어트가 양을 줄이며 음식을 조심하는 정도라면 바디프로필 촬영을 위한 식단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섭취하는 그램수를 정확히 지켜야 하는 내 몸의 데이터 싸움입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체지방을 걷어내고 몸속 숨은 근육들이 나타나 멋진 사진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요청드린 식단에 정말 그램수 오차 거의 없이 하루 세끼를 진행해 주신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도시락을 직접 싸서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운동하며 끝까지 그 과정을 지켜낸 부분이 다른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질문 8.

트레이너에게 PT 수업이란?


회원도 트레이너를 잘 만나야 하지만 트레이너도 회원을 잘 만나야 한다고 하는데... 난 5년간 한 회원의 몸과 마음이 성장해 가는 걸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금요일 저녁 8시 수업을 5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트레이너 쌤 개인에게 그동안 금요일 8시 수업은 어떤 의미였는지도 궁금합니다.



답변 8.

트레이너에게도 어떤 회원을 만나는지는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당연히 뛰어난 스킬,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통과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움에 호기심을 가지고 가르쳐 드린 부분에 대해 질문을 잘하는 회원에게는 1개라도 더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 5년간 매주 금요일 8시는 회원님뿐 아니라 저에게도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조금씩 성장을 하지 못하면 더 이상 저에게 트레이닝을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난 5년은 회원님의 성장의 지켜보며 트레이너인 저 또한 자라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성장 시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수업에 임할 예정이고요.



질문 9.

회원과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쌤만의 비결이 있다면?


5년째 수업을 받는 PT회원이 있다고 하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다른 트레이너들이 깜짝 놀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트레이너 쌤만의 비결 같은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결이나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하실 가능성이 높으니, 회원을 대할 때 특히 중요시 생각하는 가치가 있으실까요?



답변 9.

수업이라는 가치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말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돈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려고 합니다. 돈을 내는 회원님에게 과연 내 수업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수업인가? 돈을 받고 일하는 나는 과연 트레이너로서 가치가 있는가? 하고 말이죠. 회원님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내 수업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라는 본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이 행복해야 트레이너도 행복합니다.'라고 들리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트레이너 쌤은 직접 입으로 그 문장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표정에서 보였다.)



질문 10.

지난 5년을 돌아보며...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데요. 회원 인생에서 지난 5년은 너무나 특별했습니다. 이렇게 책으로 남기고 싶을 만큼이요. 몸 근력을 만드는 과정은 마음 근력도 함께 만들어줬거든요. 트레이너 쌤의 인생에서 지난 5년은 어떤 시간들이었는지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 인생 전체를 봤을 때 어떻게 기억되실 것 같으신지?



답변 10.

제가 성장을 많이 한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전에는 트레이닝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시간이었다면 지난 5년은 회원님과의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에 조금 더 집중하며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시간이었습니다.


트레이닝 기술을 좀 더 많이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실무를 더 많이 배우고 실행해 보려고 노력한 시간이었습니다. 트레이닝 레벨은 비슷하지만 회원님들과 호흡하며 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5년 동안 함께 성장한 은희 회원님이 있었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회원님의 몸과 마음의 성장을 지켜보며 저 또한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트레이너 쌤과 처음으로 조용한 곳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지난 5년 동안의 기억이 파노라마 사진처럼 지나갔다. 최근 본 <끌리는 트레이너의 스피치>라는 책에서 본 상위 0.1% 트레이너와 인터뷰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이유는 회원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트레이너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5년 전 허리도 제대로 펼 수 없었던 회원은 운 좋게 좋은 트레이너를 만났다. 그 덕분에 강인한 체력을 얻어 이제 다음 스텝을 준비하려 한다.


회원과 트레이너는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치유과 회복을 향한 길 위에서만큼은 트레이너와 회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의 과정이다.


5년 동안 회원인 내가 느낀 점은 회원의 짐을 나눠지고 지구별 여행을 함께 하는 트레이너를 만났다는 사실이다. 돈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1차원적 해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5년 동안 한결같은 트레이너의 응원을 받아 이제 회원은 놀랍게 튼튼해졌다. 홀로서기를 앞두고 이젠 회원이 트레이너에게 격렬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려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4-7. 잘 쉬는 것도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