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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도 사춘기를 하나 봐요

by 서강

반려견의 섭섭한 마음: 우리도 가족입니다


명절이면 우리 집 반려견 똘이와 신이는 마치 작은 축제를 맞이한 듯 들뜹니다. 평소에는 뜸하던 가족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부산한 명절 준비로 집안이 분주해지면 그들도 덩달아 들떠 꼬리를 흔듭니다. 마치 "우리도 이 축제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이죠.

올해 명절은 조금 달랐습니다. 나이가 들어 장거리 이동이 힘들어진 똘이와 신이를 위해 산소에 데려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들의 건강을 걱정한 배려였지만, 반려견 신이와 똘이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우리도 가족인데, 왜 두고 가나요?" 그들의 서운한 마음이 행동으로 표현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똘이가 거실 카펫 위에 당당하게 '사고'를 쳤습니다. 신이도 가만히 있지 않고 평소와는 다른 짖음으로 자신의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허둥지둥 카펫을 세탁기에 넣다가 세탁기마저 고장 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동네 세탁방을 찾아가게 되었죠. 반려견에게 가족이란, 단순히 함께 사는 존재가 아닌 마음으로 이어진 동반자라는 것을. 그들의 나이가 들어 행동이 둔해지고, 예전처럼 활기차지 않더라도 여전히 가족들과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번 명절 세탁방은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실수도 하고, 서운한 마음에 사고도 치지만, 그것마저도 사랑스러운 것이 반려견과의 동행이 아닐까요? 그들의 마음을 더 섬세하게 헤아리며, 지금 이 순간도 함께 성장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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