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이면 문득 아들의 어릴 적 얼굴이 떠오른다. 첫째 29개월, 둘째 여동생이 태어났다. 둘째가 태어난 날, 첫째는 할머니 손을 잡고 병원에 왔다. 병실 문 앞에서 꼬마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동생을 처음 마주했을 때, 그 작은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자기도 아직 아기인데 더 작은 아기를 보며 어디서 배웠는지도 모를 헛웃음을 웃으면서 어찌할 줄 모르던 모습, 그 웃음 안에는 신기함도, 기쁨도, 어쩌면 말 못 할 작은 외로움도 함께 들어 있었을 것이다. 내 나이 스물일곱에 애 둘 엄마가 됐다. 엄마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이들의 눈빛을 더 오래 들여다보고, 품에 안은 체온을 더 깊이 느끼며, 오롯이 양육에만 집중하고 싶다. 그랬더라면 더 멋진 아이로 자랐을까 마음 한편에 늘 미안함이 자리 잡고 있다.
너의 그 작고 수줍은 웃음을 엄마는 평생 잊을 수가 없어. 아들아 미안하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