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예상치 못한 장면과 마주쳤다. 사무실 공동 화장실. 조용히 들어선 칸에서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본능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작은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떴을 누군가의 흔적, 나는 그 자리를 지나치듯 불쾌함도 그냥 지나칠 수 있었지만, 뭔가 마음이 걸렸다.
다른 칸으로 옮겨 작은 평온을 찾은 뒤 세면대 앞에 섰을 때, 거울 속의 내 표정이 어딘지 지나치게 딱딱했다.
"왜 하필이면, 내 눈에 띄었을까?"
"그냥 무시해."
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계속 소곤거렸다.
“네 눈에 보였다는 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조용히 흔적이 남겨진 화장실 문 앞으로 발길이 옮겨졌다. 눈을 찔끔 감고, 조심스레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렸다. 그 순간 불쾌함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작은 선행,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행동이지만 그걸 마주하고 지나친 것보다는 훨씬 덜 찝찝한 감정이었다. 이따금 그런 생각이 든다. 세상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보게 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보았다는 건, 손길을 보탤 수 있다는 뜻.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누군가의 무심함을 내 방식의 예의로 덮을 수 있다. 불쾌함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조용히 행동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세상이 내 눈에 띄는 이유를 나는 그렇게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