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에 떠 있는 달은 꽤 어색하다.
있어야 할 자리를 찾지 못하고 쭈뼛쭈뼛 서있는 것이 낯설지 않다.
이른 아침에 나가야만 볼 수 있는 녀석의 모습에 정이 간다.
어두운 밤을 밝히느라 힘들었을 텐데 하루의 시작마저 밝혀주려는 것인지.
얼마 남지 않은 빛을 최대한 짜내본다.
흐릿해져 가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선잠을 자고 눈 비비며 나오는 날,
어김없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밤새 자리를 지켜준 이의 퇴근길을 지켜본다.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느릿느릿한 퇴근길을.
어젯밤에 이어 오늘도 위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