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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ha Jun 23. 2023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

 어릴 땐 언변이 화려하거나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사람들과 만나 어울리고 싶었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나 자신의 사회적인 위치를 확인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믿었다. 물론 평가의 주체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 정말 치기 어린 생각들이었다. 


 만나는 사람이 다양해질 뿐만 아니라 폭도 넓어졌던 요즘,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도 물론 배울 점이 많고 좋았다. 하지만 결국 마음이 더 많이 가고 '또 만나고 싶다'라고 느낀 건 나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평소 말이 많진 않지만, 단 둘이 있을 때 대화가 끊이지 않고, 서로의 성향을 잘 알고 있기에 좀 더 경계가 느슨해져서인지 티키타카가 잘 맞는다. 최근에 이런 느낌을 들게 한 사람들을 몇 명 만나게 되었는데 정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며, 나이도 직군도 너무도 다른 사람들이었다.


 한동안 '성장'에 목말라있던 나는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자극을 받고 조금이라도 능률이 떨어진 나에게 연료를 다시 퍼부으며 '자, 다시 시작하자!'라고 채근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 몇몇 사람들과의 만남에선 부족한 점을 채운다는 느낌보단 갖고 있는 나에 것에 공감받고 위로받는 느낌을 받았다. 크게 걸리는 부분 없이 공감이 바탕이 되어주는 그런 유연한 대화. 내가 먼저 '다음에 또 만나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라고 말한 경우는 참 이례적인데, 관계 속에서 맺어지는 감정적인 소통이 이렇게나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된 것 같다.


 mbti가 성행하고 있지만, 사람을 어떤 틀 안에 가둬놓고 성향을 예단하는 건 아닐까 싶어 가능하면 물어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화의 소재가 고갈되거나 어떤 이유에선지 자연스럽게 mbti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결국엔 대화가 재밌고 편안하다고 느꼈던 건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었다. 결이 잘 맞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오히려 힘이 생긴다.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것 같은 느낌. 자석은 같은 극을 서로 밀어낸다며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원치 않았었는데, 이젠 그 사람의 생각의 흐름을 '나라면 이랬을 텐데 이 사람도 이렇겠지'라며 이해할 수 있고, 나 역시도 공감받을 수 있어 지금은 더 끌어당기고 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선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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