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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ha Sep 16. 2023

상대방의 눈을 잘 보기 위해서는

파워 I가 수많은 시도 끝에 발견한, 아이컨택 잘하는 소소한 팁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말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지만, 여전히 일대일 만남은 나에게 부담이 된다. 상대방과의 거리가 1미터 이내로 좁혀지면 내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상대에게 들릴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중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눈을 마주치는 일이다. 파워 인싸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그 성향이 배가 될 것이라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커보니 사람의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버거워할 정도로 소심하단 사실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 '반항'의 의미로 풀이되는 경직된 생활을 한 것도 한몫을 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유독 나를 싫어했던 한 선배가 있었다. 딱히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나를 미워할까 싶어 주변 친구들에게 내가 뭘 잘못했는지 물어봐달라고 부탁했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눈빛이 싹수가 없어서'라는 황당한 대답이었다. 지금이야 웃고 넘길 수 있었지만 당시 어린 나에겐 너무도 심각한 문제였다. 그때부터 스스로 시선 처리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하다 보니 어느덧 땅을 보는 게 익숙해져 버렸다.


 사회로 내던져지고 많은 사람들과 원하던, 원치 않던 다양한 모양의 소통을 하면서 상대의 눈을 쳐다봐야 하는 것이 필요하단 사실을 절감한 건,  찰나의 아이컨택조차도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란 걸 알게 된 이후였다. 살짝 스치면서 마주쳤던 눈빛들이 묘하게 상대에게 공감을 느끼게 해 줬던 것이다. 똑바로 쳐다볼 자신은 없었지만 잠깐잠깐 마주쳤던 눈빛들은 상대도, 그리고 나 역시도 소통을 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갖게 해 주었다. 그리고 어떤 커다란 리액션이나 대화의 양 보다도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이후 대화를 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할 때 사람들의 눈을 쳐다보는 방법을 나름 열심히 터득했다.


1. 미간이 아닌 눈 한쪽씩 바라보자.

기상캐스터 준비생일 당시, 면접관들을 쳐다보기 어려우면 눈이 아닌 미간을 쳐다보라는 선배의 조언이 있었다. 실제로 시도해 봤지만 나에겐 이게 썩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 미간을 바라보면 상대방도 내가 눈이 아닌 미간을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뭐가 묻어서 쳐다보나?'싶어 자꾸 자신의 미간을 만져본다. 또 내 눈이 가운데로 몰리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한쪽 눈씩 번갈아 바라보는 것이다. 먼저 왼쪽 눈을 몇 초 쳐다봤다가 이번엔 오른쪽 눈을 보는 것이다. 실제로 몇 번 시도해 봤는데 상대방은 내가 한쪽 눈만을 바라본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나 역시도 눈을 보는데 크게 힘들지 않았다.


2. 눈을 보다가 끄덕거리며 시선을 바꿔주기

상대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보단,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다가 공감이 되거나 약간 생각할 거리들이 주어진다면 잠시 시선을 무릎이나 내 손, 아니면 살짝 먼 곳으로 바꾸면서 끄덕인다. 이때 끄덕이는 제스처가 곁들여지는 것이 포인트다. 상대는 자신이 한 말을 내가 경청하고 다시 곱씹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나는 생각보다 집중력이 약해서 모든 말을 다 경청하진 않고 퍼포먼스만 그렇게 하고 있을 때도 있다. )


3. 사람과 사람 사이, 빈틈을 공략하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의도치 않게 갑자기 긴장을 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고안한 방법은 사람과 사람 사이 빈틈을 보며 말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내 시선이 어디에 머무는지 청중들은 잘 모른다. 그저 누군가를 보고 있다는 사실만을 인지할 뿐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빈틈 한 곳만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빈틈을 번갈아가며 봐야 조금 더 자연스러운 시선 처리가 된다.


4. 3초의 주기로 움직이기

앞서 말한 시선을 바꿔주는 것이나 사람과 사람사이 빈틈을 보는 것도 너무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안 된다. 자칫하면 딴생각을 하거나 멍 때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대신 3초 정도 시선을 조금씩 바꿔주는 것이 좋다. 시선을 조금씩 바꿔주면 대화를 주도해 나간다는 느낌이 들게 해 주고, 나 역시도 상대와의 아이컨택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행동이나 말에 어떠한 공식은 없고, 그저 많이 시도해 보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어쨌든 일단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담력을 키워나가는 게 우선이다. 그다음 아이컨택을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소소한 팁들을 얹음으로써 상대와의 대화의 흐름을 잘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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