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로 시작하는 복합문화공간 <21세기 복덕방>
불안정안 환경 속에서 겉으로 티는 안나는 우울과 불안을 달고 살았다. 이 정도는 다 겪고 살겠지 하며 스스로 이겨내 보려다 공황장애 증상을 심하게 겪고 2023년 8월 말 휴직했다. 9월부터 약을 잘 챙겨 먹었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걱정들은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주문을 걸며 지냈더니 증상은 많이 호전되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회사 다닐 때는 잘 보지 않았던 당근을 구경을 하다 한 카페 매물을 보게 된다.
나 여기 하고 싶은데?
동거인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여기 어떤 것 같아? 괜찮은 것 같지? 보여주며 운영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2주 후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카페는 20대 때 가장 오래 했던 아르바이트였기 때문에 카페 창업은 하고 싶은 일 목록에 없었다.
다만 사람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책도 읽고, 모임도 갖고, 작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꾸리고 싶었다.
부동산에 가면 동네 분들이 모여 믹스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동네 사람들이 모이고, 정보를 가장 많이 아는 곳! 복덕방 그래 복덕방으로 하자.
그리하여 탄생한 카페로 시작하는 복합문화공간 21세기복덕방
약 한 달 정도 준비를 했고
2023년 11월 14일 문을 열었다.
회사에서 기획을 하고 싶었는데 복덕방을 준비하면서 깨달았다.
창업 이거 숨 쉬듯 기획인데 왜 내가 회사에서 기획하려고 했을까?
심지어 어떻게 기획할 건지 내가 지켜야 하는 규정마저도 내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
21세기복덕방은 현재 기준 나의 인생 목적인 '봉사하며 살기'에 가장 근접한 프로젝트다.
내가 배운 지식이나 키워온 재능을 기부하며 사는 것이 인생 최종 목적인데, 그렇게 살려면 먼저 사람을 알아야 한다. 알려면? 만나야 한다. 어디서? 복덕방에서!
그래도 장사이다 보니 잘되면 잘돼서, 안되면 안돼서 힘들테고 회사보다 더 큰 책임이 내게 따르겠지만
회사에서는 과한 책임감이 병으로 돌아왔다면 내 사업장을 꾸려나가는 것은 기쁨과 재미로 돌아오고 있다.
걱정되지 않는다.
기대될 뿐.
놀러오세요. 이야기하러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한 번 사는 인생, 복덕방 주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