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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 Dec 28. 2023

30대의 장래희망

과거로 돌아가고 싶진 않은데 가끔 학교에서 시켜서 장래희망을 적어내는 초등학생이 되고 싶다. 30대에 하고 싶은게 이렇게 많고 매일 바뀌고 하고 싶다가도 하기 싫고 이렇게 변덕이 심할 줄 알았으면 그 때 장래희망에 '아무거나'라고 적어서 낼 걸 그랬다. 그럼 웃기기라도 해서 인스타에 올리면 많은 하트를 받았을텐데. 


내 동년배들은 대부분 회사를 다니거나 공부를 하거나 장사를 한다. 아마 40대 친구들도 50대 친구들도 그렇겠지. 모두 불러놓고 "장래희망을 말해보세요" 하면 절반은 "없는데요", 절반은 "로또 1등이요"를 말하지 않을까. 그건 직업이 아니잖아요. 아니요 장래에 희망하는거라면서요. 희망한다니까요. 떼를 쓰면서.  


내가 될 수 있는 건, 되어야 하는 건 돈버는 직업을 갖는 것이라는 걸 어렸을 때 확실히 알았으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을 것 같다. 아니다. 돈 안되는 일을 꿈으로 갖고 그 꿈으로 돈을 벌겠다고 큰 소리를 쳤겠지. 엄마가 좀 확실히 알려줬으면 좋았을텐데. 나이 32살을 먹고도 엄마 탓을 한다. 어쩔 수 없다. 아직 애라서. 


웃긴게 카페를 열어놓고도 뭘 할지 고민한다. 얘, 넌 지금 카페 사장이란다. 카페를 운영하면 돼. 근데 뭘 자꾸 하려고 하니? 카페 월세가 나가는 걸 잊었니? 넌 지금 직업이 자영업자야.


"네? 제가요?" 


2024년 목표는 2023년과 같은 고민,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몇년간 같은 고민을 했다. 개발자가 될래요. 글 쓰는 사람이 될래요. 돈을 벌래요. 어쩌죠. 같은 고민을 한 이유는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럴만도한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데 뭘 할 수 있었을까. 그래도 다행인건 무언가 하겠다는 이 마음이 나를 살게했다. 


30대의 방황은 꽤 재밌을수도 무거울수도 있다. 


동년배들아 올해도 고생했다.

앞으로 또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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