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연지 곧 두 달이 된다. 카페로 시작하는 복합문화공간. 21세기 복덕방이라는 이름 앞에 붙인 컨셉을 이뤄내고 싶어서 길고 크진 않지만 작은 프로젝트들도 해보고 글도 써보고 뭘 해야 좋을지 매일 생각한다. 12월, 1월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가는 시간을 갖겠다고 여기저기 말해놓고선 하루하루 조급해한다. 뜬금없이 퍼스널 브랜딩을 검색해보기도 하고 유튜브도 찍어볼까.. 릴스를 올려볼까.. 이렇게 생각하니 두통이 심해지고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는 나는 갑자기 한순간에 무능력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조급하고 초조할 수는 있는데 어느 부분에서 그러는지 가만 살펴보니 매출도 매출인데 작게 시도해 보는 프로젝트들이었다. 복덕글방도 열어서 매주 2회 글을 쓰고 있고 육공일간도 만들어서 60일간 습관들이기도 하고 달의안부라고 해서 달에 한 번 직접 찍은 사진엽서와 함께 편지를 발송해 주는 것도 해보고 전에 살았던 은평구를 찍은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서 팔아보기도 하고.. 이 모든 걸 두 달 안에 했다는 거다. 현재도 하고 있음.
아니 근데 했는데 왜 조급해? 계속하면 되잖아. 이게 중요한 부분인데 좀 튀고 싶은 거다. 엽서를 팔면 엄청 잘 팔려야 하고 글을 쓰면 누군가 와서 어머 이 글 좀 봐 너무 좋다 해야 하고 달의 안부? 얼마라고요? 해야 하는데 관심을 못 받으니까 이러는 거다. 위에 나열한 것들을 두 달 안에 할 수 있었던 건 빨리 반응이 오는 걸 보려고 계속 뭔가 했기 때문이다. 내 수준은 지금 0.1인데 반응은 수준 10인 사람이 뭔가 공개했을 때처럼 반응이 오길 바라는.. 이상한 사람.. 그러면서 왜 안 되는 거지? 이러고 있다. 1원 던져주면서 천만 원을 바라는 웃긴 나.
이 자체도 경험이 되겠지만 시도하는 건 좋은데 하려면 이것저것 알아보고 기본적인 공부는 해야 하는데 일단 질러보고 나중에서야 이유를 찾고 있다. 채워진 게 없는데 뭘 자꾸 내보내고 있어요. 껄껄. 요약하면 카페로 시작하는 복합문화공간에서 '카페' 말고 '복합문화공간'에 꽂혀서 판매하는 메뉴를 더 잘 팔리게 할 생각보다 다른 걸 키워서 돈을 벌어보려는 나의 생각이 나를 갉아먹는 중. 이걸 받아들이고 나니 좀 편해졌다. 걱정 마라 넌 될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