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공부 4년, 나의 20억 달성기 6화
00 같은 단지 절대 사면 안 됩니다.
그렇게 7억 원 정도에 실거주로 샀던 수원 영통의 집에서 나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30년이나 대출을 받았지만 당시 내가 가진 돈으로 살 수 있었던 최고로 좋은 집이었고 2000세대가 넘는 대형 단지의 초등학교와 공원을 품고 있는 그 지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대장'이라는 칭호를 붙여준 그런 단지였기에 나는 평생 살아도 좋겠다는 착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미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었던 데다가 나날이 늘어가는 월급에 나이도 젊었기에 더욱더 그런 생각으로 지냈던 것 같다.
그렇게 매년 2~3회의 해외여행을 다니고 명품 쇼핑을 하고 사고 싶은 것을 사는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매년 보너스가 나올 때마다 더 큰 빚을 지며 남자의 로망이었던 자동차를 외제차로 바꾸기도 하고 점점 더 큰 빚을 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대출을 받아도 내 생활이 전혀 달라지거나 지장이 없었다. 그저 정말 인생이 즐거웠다. 나에겐 커다란 집과 안정된 직장이 있었으니까
이상한 것은 물질적인 그 즐거움, 그것을 아무리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이런 걸 사면 다음에 또 다른 걸 사야 하고 사고 싶었던 것을 샀을 때의 기쁨이 불과 하루 이틀 만에 사라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원인을 이상한 데서 찾기 시작했다.
나는 그 원인이 결국 '시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여행을 가도, 사고 싶은 것을 사도 결국 그때 좋았던 기분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이유는 결국 회사에 가서 내가 원하지 않는 시간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문득 지금 내 집을 팔면 얼마가 내 수중에 떨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1년 당시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불장 그 자체였기에 내가 살고 있던 집의 가격도 정말 많이 올랐었는데 7억 원에 매수했던 집의 호가가 무려 11억 원에 달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자 보자. 내가 이 집에 5억 정도 대출이 있으니
11억 원에 판다면 현금으로 6억이 내 돈이 아닌가?
그럼 이 돈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유튜브 채널이나 운영하면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되는 거다~!
그래도 살집은 있어야 하니 한 2억 원 정도로 대출 없이 한적한 곳에 집을 마련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그 시간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채울 거야!
뭔가 지금 사는 나의 집이 만들어준 장밋빛 미래가 그려졌다. 내가 누군가? 나는 늘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
나는 수도권이면서 당시 외곽지였기에 아직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은 한지역을 떠올리고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엄청 유명한 대단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용인시가 얼마나 컸던지 수원집에서 가는데도 무려 한 시간이나 걸린 참이었다.
도착해서 만난 아파트는 6000세대가 넘는 초대형 단지에 이렇게 외곽인데도 스타벅스와 올리브영 등 생활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곳이었고 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데다가 단지 한가운데 오리가 떠다니는 작은 호수공원까지 있어 회사를 그만두고 이곳에 살더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 콩깍지가 씐 나는 주저 없이 부동산에 들어갔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따로 예약은 하고 오지 않았는데요.
혹시 매수 상담 좀 가능할까요?
사장님은 귀신이라도 본 듯 양 깜짝 놀라며 이게 얼마만의 손님인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맞이했다.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불장인데 여기는 장사가 전혀 안 되는 것인가? 하는 의아함이 들 정도였다. 사장님과 나는 그 지역의 급매라고 불리는 4억짜리 34평 집을 무려 10개나 볼 수 있었고 모든 집이 내가 사주기를 바라는 상황이었기에 엄청나게 대접받는 느낌을 받으며 2시간 정도 그 지역을 모두 돌아볼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 중에서도 5단지가 더 좋고 4단지는 학교가 가깝고...
홀린 듯이 그중에 맘에 들었던 집을 계약할 뻔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내가 진짜 집을 팔고 저 집으로 들어간다면 일을 그만두고 평생 놀고먹을 수 있는지 계산을 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돈이 모자라면 간혹 알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부동산 경험이 별로 없던 나는 유튜브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 큰 결정을 내려야 하니까. 해당 아파트 명과 동네를 검색하고 은퇴, 경제적 자유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니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이 어느새 파이어족, 경제인사이트, 부동산 투자 방법 등의 영상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눈길을 잡은 영상이 하나 있었다. 그 영상의 제목은 바로 이것이었다.
00 같은 단지 절대 사면 안 됩니다.
내가 보고 있었던 단지를 절대 사면 안 된다니 클릭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에이 뭐 논란거리 만들어서 조회수 올리려고 하는 영상이겠지.'라는 생각에 불쾌한 생각이 들어 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호기심에 클릭한 그 영상이 나의 인생을 바꾸었다.
그 영상은 15분 남짓이었지만 해당 단지와 같은 단지를 단지 싸다는 이유로 샀다가는 팔기도 어려울뿐더러 애써 모은 나의 돈을 녹이는 결과를 낳게 하는 데다가 '비교평가'를 통해 같은 돈으로 훨씬 좋은 지역의 단지를 찾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홀린 듯이 이 채널의 모든 영상을 10시간이나 들여서 다 보았다. 이 채널은 단순히 아파트를 사는 방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개념,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 절세 방안과 부족한 경제관념까지 일깨워주는 정말 유익한 채널이었다.
그렇게 10시간 동안 유튜브를 본 결과 단순히 일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에 좋은 아파트를 팔고 덜 좋은 아파트를 조급하게 매수하려던 나의 착오라는 것을 깨달은 나는 지금부터는 자본주의 그리고 투자를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완전히 내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