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재건축 7회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맡은 시스템의 오류, 문의가 쏟아지는 날이었네요.
이 시스템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는 선배의 투정에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IT팀 선배에게 토스했다가 잘 되는데 왜 안된다고 하냐는 핀잔까지 받았습니다. 다시 일을 못하겠다는 선배에게 전화해서
잘된다는데요?
라고 하니 어제까지 안됐는데 이상하다며 시스템이 이상해서 일을 못하겠다. 종이로 하던 시절이 훨씬 나은데 왜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거냐 라는 하소연을 15분 정도 더 들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책을 읽거나 신문기사를 보면서 하루를 맞이하는 루틴이 있는데 오늘은 루틴이 다 깨져버렸네요. 루틴이 깨지니 덩달아 기분도 나빠집니다.
아니 이 사람들은 자기가 잘 못해놓고는 나에게 왜 이러는 걸까?
어차피 회사일인데 왜 아침부터 다들 화가 가득 차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팀장님의 호출이 옵니다.
어제 출장 결과를 보고해 줘.
저는 차분히 어제 출장 결과를 보고합니다. 출장 결과는 팀장님이 원하는 방향과는 달랐기에 꼬치꼬치 캐물으시며 본인이 원하는 답을 얻으려 애쓰는 팀장님과 그렇게는 안된다는 실무자인 저의 의견이 약 30분 간 대립합니다. 어쩔 수 없는 월급쟁이인 저로서는 팀장님의 대부분 피드백을 수렴하는 형태로 1:1 대화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와 앉으면 어느새 시간은 오전 10시가 되네요.
아침에 기분도 상하고 루틴도 망했고 아침에 했어야 하는 일도 모두 놓쳤습니다.
내일 병원 일정으로 연차 휴가를 써야 하는데 갈 수 있을까?
아 왜 선배님들은 아침부터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마음이 들 때 제가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재빨리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혹은 pc에서 전자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아무 책이나 골라 딱 한 챕터만 5분 정도 읽으며 책의 주인공에 빙의해 그 사람의 마음은 어땠는지 돌아보며 마음을 가다듬는 것입니다.
오늘은 '너를 미워할 시간에 나를 사랑하는 게 좋다'라는 책의 한 챕터를 읽었습니다.
책의 내용이 완전히 저와 매칭되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며 화가 누그러졌습니다.
아침에 이렇게 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직 내가 이 팀에서 필요하구나. 덕분에 내가 이 팀에서 떳떳하게 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이렇게 앉아서 글 쓸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할 수 있구나. 참 다행이다.
아주 잠깐이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잠시 화가 났던 저를 되돌아보고 현재의 상황에 다시 만족을 가져다주게 되었네요.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도 힘든 세상이지만 이렇게 마음과 태도를 가라앉히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회사에서의 나의 자리를 보존하며 퇴근 이후의 나에게 남은 정신력과 체력을 물려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투자, 자격증, 제2의 인생을 위한 본인의 시간을 온전히 만드는 것이 결국 저에게 좋은 일일 테니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