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ygen Outlaws: 행성 B11의 생존 게임

4번째 이야기

by 서기선

[설마 그것을 몰라서 묻는 건가? 우리에겐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 먼저다.]

[예~ 알지요! 그런데 너무 지나쳐서 문제란 말입니다. 오늘 죽은 사람만 하더라도 그래요 돌 속에 숨어 바들바들 떨고 있는 사람에게 A구역에서 나온 요원이다 믿어도 되니 나와서 나를 따라와라 뭐 그런 이야기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결국 죽었어요 그것도 다 와서 이건 우리가 죽인 거란 말입니다.]

[그만해! 한마디만 더 이야기하면 가만있지 않겠다.]

[.......]

[이건 규칙이야 그냥 따르기만 하면 돼 그런 것이 싫다면 이곳을 나가도 좋다.]

소연이 반문하기 위해 숨을 깊게 들이마시자 우식이 소연의 다리를 걷어찼다.

그러자 소연이 씩씩대며 우식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이 우식의 시선을 밀고 들어가 그의 망막을 베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여전히 그녀의 시선을 받아들이며,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기세에 눌려서인지 주변을 의식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그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하지 마!]

오른쪽 눈썹이 연신 위아래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소연의 눈길을 잡았다.

양쪽 어금니를 닫은 채 입술만 조금 열어 '하지 마'를 읊조리는 우식의 모습이 마치 복화술을 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런 그의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심기가 불편해진 경영은 서둘러 모임을 해산시키고 집무실로 내려갔다.

[내일 작전 1시간 전 다시 소집할 테니 오늘은 이만들 들어가 쉬어]

[질문 없으면 해산!]


창틀에 걸어두었던 천사모양의 장식품에 아침햇살이 비추자 스테인글라스를 투과한 빛처럼 빨갛고 파란빛이 소연의 침대 위를 물들였다.

주인 없이 홀로 빛나던 침대 위 빛과 빛을 피해 숨바꼭질하던 그림자가 지루한 듯 흘러내 와 바닥을 걷기 시작했다.

바닥으로 내려온 그림자가 몸집을 늘려 열려있는 방문 쪽으로 향할 때 그곳을 지나가는 소연의 모습에 손을 흔들어 보지만 그녀는 상념에 잠겨 이리저리 왔다 같다 할 뿐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초조한 듯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연신 왔다 갔다를 반복하던 소연이 거실에 붙어있는 시계를 힐끗거렸다.

분침이 12시에 멈추자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소연은 음악소리와 함께 방에서 빠저나가 식당으로 내달렸다.

아침식가를 위해 모인 대원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식사라고 해 봐야 몇 알의 알약이 전부였지만 그들은 그것을 들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했고 실없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쪽 구석에서 여인의 숨결을 이야기하는 무리와 그들 사이에 섞여있는 경영의 모습이 보였다.

경영의 위치를 단번에 알아낸 소연이 빠르게 달려가 경영의 손을 잡아끌며 무리 속에 있던 그를 자신 쪽으로 끌고 왔다. 그리곤 그의 눈을 쏘아보듯 쳐다보며 물었다.

[이번엔 저도 끼워줘요. 그러실 거지요?]

하지만 그런 소연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익숙했던 그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일관할 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그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조급해진 소연이 목소리를 높였다.

[끼워줘요! 꼭! 하고 싶어요, 할 수 있어요]

그녀의 격양된 목소리에 경영은 한껏 동공을 확대시키곤 어금니를 물어 보이는 표정으로 거부의사를 밝혔고, 무리들 사이로 걸어갔다.

그러자 소연이 돌아가는 경영의 모습을 향해 나지막이 소리했다.

[미안해요. 다치지 않을게요.]..... [아저씨]

그녀의 음성에 경영의 걸음이 리듬을 잃고 잠시 주춤거렸지만 게이치 않았다.


정오의 햇살이 모든 그림자를 자신의 발밑으로 줄 세우기를 할 때였다.

작전에 투입될 인원과 명단을 통보받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요원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여들었다.

[이번엔 2개 조로 나눈다.]

[첫 번째 A조는 루키를 이곳으로 안전하게 데리고 오는 것이고 B 조는 지난 작전의 마지막 생존자에게 이곳의 위치를 안내하는 것이다.]

[다들 잘 알겠지만 B조 내정자는 직접적인 접촉은 피한다.]

뒤이어 조원의 이름이 호명됐지만 소연의 이름은 없었다.

8시 아침식사 시간이 되자마자 경영을 찾았던 소연은 그의 표정에서 이미 알고 있었기에 요원을 호명할 때 말없이 뒤돌아 그곳을 이탈하고 있었다.

[B조 마지막 요원은 김소연. 조원들은 남고 나머지는 각자 위치로 이상!]


'슈슈슉'

루키를 포함한 신규 재수들을 태운 비행선이 동쪽 사막을 향해 빠르게 지나갔다.

이미 그들의 도착을 알고 있던 A조 요원들은 위장망토를 이용해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들이 비행선에서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비행선이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지면가까이 내려왔지만 착륙을 하지는 않았다.

비행선이 아가리를 벌린체 천천히 선회하며 사람들을 토해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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