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가슴이 벅차 터질 듯 그리워
이불을 꼭 쥔 채
어머니,
당신과의 추억을 붙잡고
뒤척이다 잠이 듭니다
또 어떤 날은
커피 향에 취해
당신 없는 하루를 돌아볼 틈도 없이
하루치 체온을 다 써버리고
무심히 눈을 감기도 합니다
당신을 보냈을 땐
세상 끝까지 따라가
목청껏 울게 될 줄 알았고
눈물에 휩쓸려
살아가게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오래 튼 스웨터처럼
마음의 올을 하나씩 풀어냅니다
풀린 마음은 제 길을 잃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던 커튼처럼
이젠 조용히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어느 저녁엔
당신을 향한 이 마음조차
내 것인지, 오래된 버릇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눈물도 말라버린 자리에서
그리움은
마치 당신의 냄새처럼 스치고,
나는 또, 그렇게 하루를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