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엔 지

by 서기선

당신이 머물다 간 자리엔


전하지 못한 미련이 늙어가고


백발의 미련이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를 때
계절을 놓친 햇살도
함께 늙어간다


미련은
처연한 노래를 되뇌고
그 노래는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어설픈 기대만 남겼다


당신은
내게서 떠난 것이 아니라
말하지 못한 시간 속에
남아 있었을 뿐인데


난 그 사실을 알면서도
오늘도
가슴에 불을 켠다


사랑이란
손을 놓는 일이 아니라
놓인 뒤에도
온기가 쉽게 식지 않는 것을
난 이제야 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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