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불안, 분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라는 용어도 등장했었다. 당시 모 정신의학과 교수는 만나야 할 사람을 못 만나고 가야 할 곳을 못 가고, 말하지 못하다 보니 에너지를 풀 곳이 없이 쌓이게 되어 그렇다고 말했다.
최근에 사회적 거리가 해제된 후, 모임이나 회식자리가 상당히 많아졌다. 말할 시간도 기회도 많아졌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말했다가, 큰 망신을 당하기도 하고 말 한마디에 신뢰를 잃기도 한다. 모든 것이 바뀌고 변하고 있는데, '말'도 변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변화는 하지 않았던 것, 바꾸지 않았던 것을 바꾸면서 시작이 된다. 말을 바꾸는 것은 가장 빠른 방법중 하나다.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그 모양은 말과 행동으로 전달이 된다.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원하는 것들은 무엇인지가 말에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사람의 말에는 시간이 살고 있다.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 담겨있다. 말(言)은 무게가 없지만 아무리 무거운 사람도 들었다 놨다 하는 힘이 있다. 말에는 그 사람의 품격과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충고보다는 먼저 대화를 나눠보고 나서 판단하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들의 특징이다. 사람의 됨됨이를 '그릇'에 비유하기도 한다. 《말 그릇》이 큰 사람들은 결국 말에 있어서 지혜로운 사람들이며, 말을 담아내는 그릇이 넉넉한 사람들이다.
《말의 시나리오》에서는 평상시에 내가 말하는 패턴이 나도 모르게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말의 패턴이 반복되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 파괴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의 시나리오가 타인 지향보다는 내부 지향 시나리오로 향할 때 건강한 말이 나온다. 깊은 생각을 통해서 생산되는 정보, 나의 감정, 욕구, 선호, 의도, 가치 등을 삶의 중심에 두는 이야기를 뜻한다.
“사람들은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 닮고 싶은 말은 결국 말에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 적절한 때에 입을 열고 정확한 순간에 침묵할 줄 아는 사람, 말 한마디에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사람에게 끌리게 되어있다."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말 한마디에도 품격이 느껴지는 말을 하려면 어떻게 말 해야 할지를? 말은 그 말을 한 사람에게 가장 깊은 영향력을 남긴다는 것을 기억하자. 지적하는 말하기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마음에 예민해지고, 화가 섞인 말을 스스로 하는 사람은 화가 쌓이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말'을 돌아보는 것은, 지금 나의 상황과 마음을 보살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나의 말의 그릇의 크기를 살펴보고, 나의 말의 시나리오를 한번 살펴보면 좋겠다.
소개도서
《말그릇》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말의 시나리오》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