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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이 미래를 결정한다.

'질문'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자원이 된다.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시를 받은 사람보다, 질문을 받은 사람이 더 생각하고 고민한다. 질문은 끄집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는 2가지 방법이 있다. 보고 읽는 것과 질문하는 것이다. 환자에게 많이 질문하고 경청하는 의사는 환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좀 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으며, 치료 확률을 높일 수도 있다. 


한국의 기술과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기술 선진국의 조건에 대해 "이제는 선진국이 낸 문제를 남보다 잘 해결하는 문제 해결자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문제를 제시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최초의 질문》에서는 말한다. '도전적인 질문'과 그것을 찾아가는 스케일업의 과정이 독창적 혁신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기술개발에서도 마찬가지다. 질문 하나가 변화와 성장을 이끈다. 1997년 문을 연 넷플릭스 최초의 질문은 "영화를 아마존에서 물건 사듯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내 집 탁자 위로 가져올 수 없을까?" 였다. 화이자사의 mRNA 백신 개발도 도전적인 최초의 질문 "세포가 외부에서 주입된 mRNA를 받아들여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면, 이 원리로 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였다.     

 

최초의 질문은 외로운 작업이다. 질문을 던지는 일은 혁신의 첫걸음이 되지만, 답을 찾기 위해 수정하고 업데이트하면서 길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유아 실험이 있다. MIT 연구진이 2017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것이다. 평균 15개월 정도 되는 유아를 두 집단으로 나눈다. A 집단 아이들을 한 명씩 데려다 놓고 그 앞에서 연구원이 30초 동안 작은 상자에서 뭔가 꺼내는 시늉을 하는데, 처음 보는 문제라 해결하기가 아주 힘겹다는 듯 시행착오를 하며 꺼내는 모습을 보인다. B 집단 아이들 앞에서는 똑같은 30초 동안 같은 상자에서 뭔가를 꺼내는데 이번에는 아무 어려움 없이 쉬운 듯한 태도로 임무를 수행했다. 그 뒤 장난감을 주고 얼마나 끈기가 있게 도전하는지를 실험을 했다. 놀랍게도 A 집단의 유아들이 B 집단 유아보다 두 배의 도전 의식과 끈기를 보여줬다.     


이 실험이 혁신의 리더십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도전 의식이나 끈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시도를 하는가에 따라 그것을 보는 구성원들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분투하는 사람을 비전을 주는 리더라고 부른다. 이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이끈다. 도전적 목표가 없는 축적은 퇴적을 만들지만, 축적의 지향을 만드는 것은 '최초의 질문'이기 때문이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일의 방식, 그 생각의 방향과 깊이는 시간이 갈수록 분명 달라져 있다. 질문을 던지고 그것들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고, 보완하고 해결해나가는 것이 발전과 혁신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나에게, 그리고 발전과 혁신이 필요한 우리 조직에 필요한 최초의 질문은 무엇일까?     



소개도서

《최초의 질문》 (이정동 지음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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