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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경험하는 콘텐츠와 공간의 체험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오프라인은 온라인보다 더 흥미로운 세상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 있다. 익숙한 언텍트 세상보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 기업들이 MZ세대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 전주시에 있는 도서관들을 다니면서 '공간마케팅'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실제로 전주에 도서관 여행만을 목적으로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리모델링이 된 도서관에서의 경험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기존의 도서관에서 1층의 탁 트인 넓고 환한 개방형 공간과 누구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 여행자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과 사색의 공간이 되고 있다.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사고하기 위해, 세상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라고 미국의 언론인 사회비평가인 얼 쇼리스는 이야기했다. 전주의 도서관은 개인의 독서뿐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독서 모임 등 지역 공동체를 일구는 중심부가 되고 있다.    

 

읽는 행위는 단순한 취미나 즐거움을 넘어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도서관의 사회적 효과 중 하나는 간접적으로나마 스스로가 변화를 실천하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 손으로 읽고 싶은 책을 서가에서 꺼내 책을 읽기 시작하는 그 순간이 바로 변화를 경험하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고사리같은 손으로 책을 넘기며,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겁게 지속적으로 놀이를 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상상력을 키우고 생각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우리 어른들이 줄 수 있는 가장 멋중 하나다.     

 

평생을 책읽기와 인문학 교육에 얼 쇼리스는 '부자와 빈자의 차이는 정신적인 삶'에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얼쇼리스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인문학을 공부하는 일이, 성찰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터득하고, 게임의 법칙이 바탕을 이루는 사회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고, 좀 더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알았다. 인문학 교육과정인 '클레멘트 코스'를 만들고 가난한 사람들, 재소자, 사회의 취약계층에 인문학 교육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3고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덫에 걸려 하반기 전망이 어둡다고 한다. 불확실성의 공포 속에서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개인의 생각하는 힘과 현명한 판단력을 기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책읽기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다. 개인뿐 아니라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정치인, 기업인뿐만이 아니라 시민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질문하고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이러한 것들이 현실의 상황을 바라보게 하는 선명한 그림이 되고, 대안을 탐색할 수 있는 질문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지 않아도 생각할 수 있고, 공간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중 한곳이 전주의 도서관이다. 아직 안 가본 분들이 있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한다.       

    


소개도서

《희망의 인문학》 (얼쇼리스 지음 / 이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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