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소설 <파친코>의 개정판 첫 문장은 소설 전체를 집약하는 강렬한 문장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첫 문장부터 당신을 끌어당기는 매혹적인 책"이라고 평가했다. 첫 문장 하나가 주는 힘은 생각을 전환하고 상상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대중강연에서도 처음에 시작하는 매력적인 오프닝이 청중을 사로잡기도 한다. 스토리에도 법칙이 있다.
《픽사 스토리텔링》(매튜 룬 지음 / 현대지성)의 저자는 픽사에서 20년간 스토리 제작자로 근무했고, TED에서도 강연을 통해서 스토리텔링의 매력을 알렸다.
스토리텔링의 법칙을 '후크, 변화, 교감, 진심, 구조, 영웅, 조연, 혁신, 영감' 등 9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첫 번째 법칙은 8초 안에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 사람의 집중력이 지속되는 시간이 평균 8초이기 때문이다.
픽사의 스토리텔링 기술은 애플, 구글, 디즈니, 레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인정했다. 기업마케팅에서도 스토리와 제품이 결합하면 큰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스토리와 결합해서 정보를 접할 때, 무려 22배나 잘 기억된다고 한다. 기업들이 스토리텔링에 열광하는 이유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것이 매출과도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Storytelling)' 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자주 접한다. 문학은 물론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분야는 물론 비즈니스, 마케팅, 교육 분야에서도 쓰이고 있다.
원시시대부터 인간의 삶에는 스토리텔링이 있었다. <호모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는 "인간의 뇌가 석기시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지만, 문자와 돈이 발명되면서 인간은 훨씬 길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이러한 스토리는 인간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주고 집단의식을 가지게 해주며, 다양한 사회구조를 역을 수 있게 하였다."고 말한다.
사회나 집단이 스토리를 가질 때 하나로 묶이게 되고, 그것이 생생한 공동체의 비전이 되고 현재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요즘 이야기는 있으나 공감은 되지 않고, 오히려 부담되고 불편한 이야기들을 경험할 때가 있다. 심지어 부끄러움은 듣는 사람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민망하기도 하다.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말하는 것은 스토리의 구조가 없이, 대부분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다. 본인 위주의 생각을 여과없이 그대로 표현하는 경우가 그렇다.
스토리의 구조만 잘 짜도 이미 절반은 성공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첫 문장이나 한마디 말로도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스토리를 고민해야 한다.
오늘 하루도 내가 주인공이 되고, 즐겁고 멋진 하루가 되기 위해 스토리를 만들어 시나리오로 만들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지금 필요한 스토리가 무엇인지,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야 할지,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혁신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소개도서
《픽사 스토리텔링》 (매튜 룬 지음 / 현대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