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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소장 Oct 21. 2023

11. 괜찮아요, 지연 씨

 “안녕하세요, 김소장님. 저 신지연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무지개 부동산에 소장님 뵈러 가도 될까요?”

 “잘 지내고 있죠. 지연 씨 보고 싶네요. 목소리 힘 좀 내봐요! 아이들은 잘 크고 있죠?”

 “네, 소장님. 부동산 시장 분위기 점점 나빠지고 있는 거 맞죠? 혹시 제 분양권 사실 매수자분은 전혀 없는 거예요?”         


  지연 씨는 3년 전 무지개 부동산 사무실에서의 첫 만남이었다. 남편과 들뜬 마음으로 찾아왔다. “소장님, 저 분양권 당첨 됐어요!”라고 말이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전국이 불장이라서 분양권만 되면 복권에 당첨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매일 뉴스에서 최고가 갱신과 인기 지역의 평균 경쟁률을 앞다투어 기사를 낼 때였으니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핫했다. 

    대한민국 전국이 들썩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억에 남아있는 대학생과 시골에서 올라오신 할머니 그리고 많은 투자자들. 우리 모두는 불장에 뛰어드는 불나방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 희진은 과열되는 부동산 시장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화제의 중심은 부동산이었고, 벼락거지가 된 사람들의 상실감은 컸다.      


 “동우 씨 얼른 뉴스 좀 틀어봐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뉴스를 틀게 된다.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다. 역시나 그분이다. “높은 금리로 물가안정 필요합니다.”라고 큰 폭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 있음을 비쳤다. 아침부터 한숨이 나온다. 조만간 또 금리인상이 이어지겠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 이자들은 더 오른다. 영끌족들의 삶이 더 팍팍해질 예정이다.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전 세계를 옥죌 수 있다는 걸 무력하게 깨달은 순간이다.      

 

 오늘은 지연 씨와 약속한 날이다. 아이들을 등원 보내고 부동산 사무실로 오는 걸 거다. 답답한 마음을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지연 씨 이야기나 잘 들어줘야지 싶다. 아침부터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은 더 냉각이 될 것이다. 올 해는 유난히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다. 물량 앞에 장사 없다 하는데 분양권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안녕하세요, 김소장님.”

 “어서 와요, 지연 씨.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오느라 바빠겠어요.”

 “아니에요. 소장님이 편하게 오라고 해서 고마웠어요.”

 “지연 씨, 답답하면 시간 될 때 편하게 찾아오라고 했잖아요. 그때 언니처럼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었죠?”

 “소장님 말 들으니깐 벌써부터 눈물 나올 거 같아요. 항상 마음으로 신경 써주시는 거 잘 알아요. 그래서 너무 고마워요.”

 벌써부터 지연 씨 눈에 눈물이 차오르고 있다. 그 눈물을 보니 파월 의장의 말이 더 생각난다. “높은 금리로 물가 안정이 필요합니다.” 지연 씨의 앞날이 더 걱정이 된다. 




 나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다. 홀로 힘겹게 키워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기죽지 말고 열심히 살자고 생각했다. 지금의 자상한 남편을 만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형편은 넉넉하진 않지만 심성이 고우신 시부모님은 항상 따스하게 안아줬고,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본인들만 열심히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생각처럼 쉬운 건 없었다. 서로의 가정환경을 알았기에 연애 시절에도 남편과 돈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 돈으로 신혼집을 구매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고 작은 빌라 전세를 신혼집으로 구했다. 그래도 둘은 감사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고, 집을 살 수 있는 기대로 돈을 아끼며 모았다. 

 지연이네 가족은 네 식구가 되었다. 열심히 살던 지연이네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의문의 일패를 당했다. 우린 외식하나 안 하면서 열심히 살면서 돈을 모으고 있는데, 주변 어린이집 엄마들은 결혼할 때 집 마련한 게 천정부지로 뛴 것이다. 전세에 살고 있는 지연이네 가족은 벼락거지가 되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집을 살 수 있는 꿈조차 가질 수 없구나.’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었다. 

 지연은 남편이 퇴근하고 일찍 돌아오는 날이면 함께 부동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부동산을 모르고서는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동안 부동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허리띠만 졸라매고 살았던 지난날을 반성했다. ‘너무 몰랐구나! 그래서 우리가 가난한 거구나!’ 아이들에게까지 이 가난을 대물림 해줄 수는 없다. 그렇게 남편과 함께 뒤늦은 후회를 하며 늦은 시간까지 유투버 강의를 들으며 분양권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30대의 평범한 가족. 큰 연봉에 기타 소득은 없는 고만고만한 4인 가족. 집을 구매하고자 남편과 조금의 돈을 모은 게 전부다. 적은 돈으로 투자 겸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분양권 밖에 없다. 그래 분양권이야! 그렇게 지연은 남편과 함께 청약홈에서 유투버들이 알려준 방법으로 청약을 하게 된 것이다. 아파트 단지의 세대수나 주변 입지나 교육 여건에 따라 경쟁률은 어마어마했다. 분양권 당첨도 처음부터 쉽게 되는 게 아니었다. 몇 번의 고베를 마신 뒤 우린 드디어 당첨이 되었다. 그것도 나도 되고 남편도 되고 분양권이 두 개가 생겼다. 지연은 남편과 부둥켜안았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무시하던 어린이집 엄마들 얼굴이 떠올랐다. ‘이제 다 끝났어!, 우린 지금부터 시작이다!’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그렇게 행복은 계속될 것만 같았다.      


 “사모님, 분양권 당첨 되신 거예요? 저는 ***부동산 소장입니다. 궁금하신 점 있거나 매매를  원하시면 꼭 한번 연락 주십시오. 당첨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남편과 모델하우스에 분양 계약을 하러 가던 날 여러 부동산에서 명함을 손에 쥐어주었다. 사모님이란 소리를 들으니 어색하긴 했지만 듣기 나쁘지는 않았다. 언제 이런 소리 듣겠나 싶은 게 웃음이 난다. 오늘따라 올려다본 하늘은 더 높고 맑고 푸르다. 

 지연은 남편과 집을 사겠다고 모은 예금을 다 해약하고 분양권 계약금을 양쪽으로 넣었다. 모델하우스 앞에서 만난 부동산 소장들이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사모님, 지금 팔면 프리미엄 1억입니다. 매수하실 분이 대기 중이에요.” 분양권 하나는 팔고 그 돈 보태서 내 명의의 아파트로 입주하면 된다.     


 분양권을 계약한 후 가끔 부동산 소장들의 명함을 보며 전화를 걸었다. 프리미엄이 조금씩 오를 때마다 힘이 났다. 남편이 고되게 일을 하고 곯아떨어져 자는 모습을 볼 때,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원하며 손을 흔들 때도 분양권이 생각났다. 그래 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온다. 그동안 힘들었던 삶에 보상은 오기 마련이니깐.     

 어느 순간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금리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고 연일 뉴스에 보도가 되었다. 최근 뉴스에서는 문을 닫는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개업보다 폐업의 수가 앞지르고 있단다. 설마라는 마음에 명함을 받았던 부동산 사무실에 전화를 했다.

 모델하우스 앞에서 받았던 명함 중에 뉴스 말처럼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매물 팔 때 전화 달라고 친절하게 얘기하셨던 소장님은 무툭툭하게 달갑지 않게 상담을 해주셨다. 그때 찾아갔던 무지개 부동산 소장님이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혹시나 저를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어요. 남편과 함께 무지개 부동산을 방문을 했었던 신지연이에요. 물어볼 게 있어서 전화드렸어요.”

 다행히 김소장님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김소장님은 지금의 분양권 시장 분위기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지연 씨가 분양권 계약했을 때 하고 지금하고 분위기가 정말 달라졌어요. 지금은 매물들이 소진되고 있지 않은 채 쌓이고 있어요. 혹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라고 들어봤어요? 줄여서 간단하게 마피라고 이야기해요. 지금은 그런 상황인 거죠.”

 김소장님과 전화 통화를 마친 후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동안 꿈꿔왔던 일들이 신기루였던 것이다. 눈가에 습기가 차 오르기 시작했지만, 나는 울 수 없었다. 이대로 울고 싶지 않았다.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에. 

 내딛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아이들 데리러 가는 이 길이 오늘따라 더 멀게 느껴진다. 어제와 오늘 분명 같은 길을 걷고 있고 달라진 건 없는데, 내 상황만 달라졌다. 팔짱 끼고 데이트하는 연인들, 카페에는 손님들이 차를 마시고 있고, 아이와 함께 웃으며 지나가는 어린이집 엄마도 있다. 사람들 얼굴에 행복 가득 웃음이 가득한데, 나만 불행하다. 어린이집 엄마들에게 보란 듯이 아파트 분양받아서 이사 간다고 이야기까지 다 했는데.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주먹으로 가슴을 쳐본다. 조금이라도 편히 숨을 쉴 수 있을까? 가슴을 내리쳐도 달라지는 건 없다. 결국은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아이들도 잠든 시간. 지연은 남편에게 두 아이들을 맡기고 근처 운동장으로 갔다.

 가끔 답답할 때면 운동화 끈을 조여 메고 운동장을 달려본다. ‘달려라 하니’에서는 주인공인 하니가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숨이 찰 때까지 달린다. 어린 시절 달려라 하니 만화를 보며 웃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그 장면이 슬프게 느껴진다.

 지연은 있는 힘껏 뛰고 있다. 가슴에 숨이 차고, 날숨과 들숨이 뒤섞여 통증이 아려 온다. 차라리 숨이 벅차서 오는 고통이 낫다. 지금 이 순간은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으니. 얼마큼 달렸는지 모르겠다. 다리가 풀려서 그 자리에 주어 앉아버린다. 빈 공터에 홀로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마치 내 삶을 보는 거 같아서 무릎을 움켜쥐고 목놓아 울어버렸다. 

 남편이 집 앞을 서성이고 있다. 남편 역시도 어느 정도 분위기는 알았을 거다.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내 얼굴을 보며 눈치만 살핀다. “힘내자.”란 말을 남기며 차에 물건을 두고 왔다며 자리를 피한다. 얼핏 남편의 붉어진 눈시울을 봤다. 

 꿈나라 어딘가에 헤매고 있을 두 아이 얼굴을 내려다본다. 좋은 꿈을 꾸는 건지 배시시 웃는다. 또다시 참았던 눈물이 난다. 어른이 되면 힘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나이가 들수록 눈물만 헤퍼지고 바보천치가 되어간다. 아이들을 보며 마음을 잡아야겠다 다짐한다. 살면서 자꾸만 길을 잃어간다. 길치가 되어가고 있다.      




  희진은 창밖으로 사무실 앞을 서성이는 지연을 발견한다. 요새 부쩍 지연 씨와 전화 통화를 자주 하게 된다. 지연 씨의 상황을 잘 알게 되고 나서는 안타까움이 더해져 마음이 간다. 섣불리 부동산 사무실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마음도 느껴져서 먼저 마중을 나갔다. 

 “지연 씨, 반가워요. 우리 사무실 오려고 한 거 아니에요? 서성이지 말고 얼른 들어와요.”

 “앗, 소장님. 안녕하세요. 마음먹고 들어간다는 게 소장님 신경 쓰이게 했네요.”

 “지연 씨, 사무실 문 여는 게 그렇게 힘들었어요? 마음까지 먹어야지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에요? 그러지 말고 얼른 들어와요.”

 오늘은 둥굴레차가 아닌 허브차를 울렸다. 지연 씨와의 만남이 조금은 무거울 수 있을 거란 예감에 심신이 안정되는 차가 좋을 거라 생각했다. 

 “지연 씨를 위한 재스민차예요. 향이 향기롭죠? 마음을 가라앉혀 줄 거예요. 밤에 잠은 잘 자 고 있어요?”

 “소장님.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자다가도 몇 번을 깨요. 불면증에 걸린 것 같아요. 분양권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답도 없는 문제를 풀고 있는 기분이에요. 어디 가서 말도 못 하겠고요, 그래도 저를 이해해 주시는 소장님과 이야기라도 하면 조금은 마음이 풀려요. 앞으로 제가 어떤 선택이 최선일까 상담도 하고 싶어요.”

 울먹이는 지은 씨를 보며 희진은 사실 무슨 말부터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이 마이너스 1억까지 거래가 됐다. 이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전달해야 할지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불안감으로 인하여 마피 매물들이 점점 쌓이고 있다.



  최근에 분양권 시장에 악재가 겹쳤다. 뉴스 기사에서도 연일 보도 되고 있지만, ‘바지계약’ 즉 신용이 좋지 않은 제삼자를 내세워 분양권 매수자로 만들고 중개인이 이익을 보는 형태다. 분양권 계약을 체결할 때 아파트 공급금액 10%와 별도의 발코니 확장 금액의 10% 그리고 에어컨 등의 옵션의 선택 여부에 따라 20%를 통상 내게 되어있다. 현재 마이너스 프리미엄 1억 정도에도 거래가 되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할 때 매도자로부터 차액만큼 돈을 받게 되는 웃픈 상황이 연출이 된다. 그 돈을 받은 뒤 중개인들은 잠적을 해버리는 것이다. 지연 씨 아파트 단지에도 분양권 사기 사건이 발생하여 조합으로부터 유의하라는 공문을 받은 상태다. 지연 씨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김소장님. 저는 살면서 지금껏 부귀영화를 바랐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저 남들처럼 내 집에서 아이들과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요. 소장님이 생각하기에 그게 큰 욕심이라 제가 벌을 받고 있는 건가요? 정말 세상사는 게 힘들다. 가끔은 그냥 조용히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제 자신이 무섭더라고요.”

 “지연 씨. 제가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는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에요.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 알죠?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자는 아이들 얼굴 한번 더 쳐다봐요. 마음 강하게 먹어요. 삶 자체가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지연 씨가 잠시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서 뛰어가면 돼요. 그 끝은 아무도 몰라요.”

 “며칠 전에 비가 왔었잖아요. 아이들을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달팽이를 봤어요. 느릿하게 달팽이가 집을 메고 다니는데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무거워 보이기도 하고요. 달팽이도 보이지 않는 삶의 무게를 다 지니는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집 없는 민달팽이를 보니 꼭  그게 저 모습 같아서 비 오는 날 길가에서 처량하게 울어버렸죠.”

 “지연 씨, 힘들면 여기 와서 울다 가요. 조금이라도 이곳에서 지연 씨 마음의 무게가 덜 수 있다면 나는 좋을 거 같아요. 지금은 지연 씨가 가장 불행할 거 같을 거예요. 혼자 외톨이가 된 기분일 테고. 세상이 끝난 것 같은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요. 오늘이 마지막일 거 같은데 또 내일은 오잖아요. 사실 나 누군가를 위로하는 게 서툴러요. 내가 느끼는 삶의 무게와 지연 씨가 겪는 삶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지연 씨의 가냘픈 어깨의 떨림이 멈추질 않는다. 하지만 해가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  희진은 두 팔로 포근히 안아주었다. 


  ‘지연 씨, 우린 모두 힘들게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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