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16일, 플로리다의 새벽 공기는 차가웠다. 케네디 우주센터의 거대한 발사대 주위로 서리가 내렸고, 동이 트기도 전에 기술자들은 이미 컬럼비아 호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주황빛 외부연료통에 200만 리터의 액체수소와 산소를 채우는 동안, 멀리서 바다 냄새가 밀려왔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탑승준비팀의 책임자는 사령관과 마주 앉아 카드를 섞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NASA의 오랜 전통인 이 카드게임에서, 책임자가 이기기 전까지는 누구도 셔틀에 탑승할 수 없었다.
아무도 이 말이 예언이 될 줄은 몰랐다.
오전 7시 30분, 카드게임의 승자가 된 사령관의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동차량 안에서 그는 자신의 팀을 바라보았다. 과학자, 엔지니어, 파일럿들... 각자의 꿈을 안고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그들의 숨결이 하얗게 피어올랐다.
"준비됐나, 여러분?"
사령관이 물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준비되어 있었죠."
누군가가 대답했다.
거대한 컬럼비아 호는 새벽빛 속에서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22년의 세월 동안 27번의 임무를 완수한 이 우주선은 이제 28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었다.
10시 39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엔진이 불을 뿜어내자 대지가 흔들렸다. 컬럼비아 호는 마치 새벽별처럼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발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관제실의 한 모니터에 무언가가 포착되었다.
서류가방만 한 크기의 하얀 물체가 떨어져 나가더니, 예리한 각도로 컬럼비아의 왼쪽 날개를 강타했다.
"또 절연체군요."
젊은 기술자가 말했다.
"흔한 일이야."
선임이 대답했다.
"열 번 중 한 번은 일어나는 일이라고."
파편평가팀 수석 연구원 로버트(가명)는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의 관자놀이에 맺힌 땀방울이 책상 위로 떨어졌다. 서류가방만 한 크기의 절연체가 컬럼비아의 왼쪽 날개를 강타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그는 이미 수백 번도 더 돌려보았다.
"이건 달라."
그가 주먹을 움켜쥐며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본 것과는 완전히 달라."
회의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열 명의 엔지니어들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있었다.
모두의 얼굴에는 깊은 근심이 서려 있었다.
"크레이터 시뮬레이션 결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젊은 엔지니어 캐롤린(가명)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소프트웨어는 이런 대형 충돌을 분석하기에는 너무 제한적입니다."
천천히 로버트(가명)는 일어섰다. 그의 손에는 세 번째로 작성한 정찰위성 촬영 요청서가 들려 있었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위성 촬영만이 유일한 확인 방법입니다. 이건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곱 명의 목숨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때였다. 회의실 문이 열리며 미션관리팀 리더 린다(가명)가 들어섰다.
그녀의 하이힐 소리가 마치 시계 초침처럼 차갑게 울렸다.
"또 위성 촬영 요청입니까, 로버트(가명)?" 그녀의 목소리에는 피로감이 묻어났다.
"린다(가명), 이번엔 달라요. 우리가 본 충격은..."
로버트(가명)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수백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결정입니다."
린다가 차갑게 끊었다.
"게다가 위성 궤도 수정은 수명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죠. 더 확실한 근거가 필요해요. 지금까지 이런 일은 수십 번 있었고, 모두 무사했습니다."
로버트는 자신의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플로리다의 맑은 하늘과는 대조적으로, 그의 마음은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당신이 틀렸기를 바랍니다, 로버트."
린다는 문고리를 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NASA의 결정은 이미 내려졌어요. 우리는 계획대로 진행합니다."
회의실 문이 닫히고, 로버트는 천천히 의자에 주저앉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맑은 하늘이 그의 눈에는 왠지 불길하게 보였다. 그의 책상 위 모니터에는 여전히 그 운명적인 충돌 장면이 멈춰 있었다.
"제발..."
그가 중얼거렸다.
"제가 틀렸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은 그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방금 전 역사상 가장 값비싼 실수를 목격했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했다.
16일간의 우주 생활은 평화로웠다. 우주인들은 무중력 상태에서 과학 실험에 몰두했다. 때로는 창 밖으로 지구를 바라보며 잠시 명상에 잠기기도 했다. 푸른 구슬 같은 지구는 언제나 그들을 매혹했다.
2003년 2월 1일, 귀환의 시간이 왔다. 오전 8시 15분, 컬럼비아 호는 마치 우아한 발레리나처럼 자세를 잡았다. 대기권 재진입을 위해 기수를 40도로 들어올리는 동안, 승무원들의 심장은 기대감으로 뛰고 있었다.
8시 48분 39초, 첫 번째 경고음이 울렸다.
"왼쪽 날개 압력감지계에 이상이 있습니다."
"확인했다. 계속 주시하라."
텍사스 상공의 새벽하늘에서, 아마추어 천문가들은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마치 유성우처럼, 반짝이는 파편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8시 59분 32초,
모든 통신이 끊겼다.
관제실은 침묵에 빠졌다.
"컬럼비아, 응답하라. 컬럼비아..." 침묵.
"컬럼비아, 휴스턴이다. 응답하라..." 더 깊은 침묵.
조종석에서는 마지막까지 두 명의 파일럿이 불가능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손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4,400도의 열기가 기체를 녹여내리는 동안에도.
9시 0분 2초, 첫 번째 큰 파편이 떨어져 나갔다. 16초 후, 컬럼비아는 마지막 춤을 추기 시작했다. 스핀에 빠진 거대한 새처럼, 우아하면서도 비극적인 춤이었다.
마하 17.5, 고도 20만 1천 피트에서 보낸 마지막 신호. 그리고 9시 3분, 하늘이 울었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의 대지 위로 84,000개의 조각이 흩어졌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퍼즐 조각 같았다. 하지만 그 퍼즐은 영원히 완성되지 못할 것이다.
25cm...
그것은 한 뼘도 되지 않는 크기였다.
하지만 그 작은 구멍이 일곱 개의 별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이제 밤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관제실의 시계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지만 우리는 기억한다.
작은 실수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그리고 안전이라는 것이 얼마나 섬세한 예술인지를.
컬럼비아 호는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교훈은 영원히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은 계속될 것이다.
다만 이제는 좀 더 겸손하게, 좀 더 신중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