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단점은 모두가 같이 쉰다는 것이다.
월요병은 없다.
매일 새벽 6시 어둑어둑한 빛 속에서 알람이 눈치 없이 크게 울린다. 아이가 알람소리를 듣고 깨지 않도록 눈을 번쩍 뜨고 눈치 없는 소리를 끄려고 빠르게 돌진한다. 그리곤 이내 자리에 앉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의 일상을 이어나간다. 고요한 새벽, 이 시간은 회사의 것도 아이의 것도 남편의 것도 아닌 오직 나를 위한 시간이다.
6시 50분이면 눈치 없는 알람도 없는데 아이가 '엄마~ 엄마'라며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말랑말랑한 종아리를 한 번 만지며 배시시 웃는 아이에게 사랑을 가득 담아 '좋은 아침이야'라고 말을 하면 아이는 할 수 있는 말 몇 마디를 옹알옹알하며 '아침'을 외친다. 반가운 엄마를 봐서 좋은 걸까?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기대감이 너에게 좋은 걸까? 무엇이든 상관없다. 눈이 사라지게 웃어버리는 눈웃음, 그 대답이면 되었다.
주말이다.
앞으로의 13시간 동안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저전력 바테리를 가진 나와 다르게 고효율 에너지가 넘쳐나는 아이를 감당할 어린이집이 쉬는 날이다. 주말의 단점은 나도 쉬고 어린이집도 쉰다는 것이다.
주말에 아쿠아리움을 갔다. 아쿠아리움의 문턱을 얼마나 자주 밟았는지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다. 아쿠아리움에서 2시간을 꼬박 놀았고 석촌호수를 돌고 돌다가 집에 돌아왔다. 눈썹을 자꾸 움직이며 찌푸린 미간 사이로 주름이 잡힌다. 남편이 나를 보곤 비상체계를 돌입한 군인처럼 빠르게 침대에 나를 눕힌다. 그대로 누워서 입면시간 1초 만에 자버린다.
출근하고 싶다...
월요병이 없으려면 육아를 해보자.
*첫 문장 출처 : 짧게 말해줘 / 조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