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리프레임을 한다는 것은 아이가 '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초점을 전환하도록 아이들을 돕는 것이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많이 주는 편이다. 그것이 위험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말이다.
놀이터 모래를 가지고 손가락 사이사이로 알알이 모래알을 느끼다가 입에 한 움큼 쥐어서 넣더라도 할 말을 침과 함께 삼키고 그대로 둔다. 나의 역할은 화장실에 데려가서 입 안의 모래를 빼주는 것이다. 하지 말라고 안 할 친구도 아니고 일상의 작용들을 통해 아이는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
아이는 주방에서 바쁘게 요리하는 엄마아빠를 보며, 매번 주방에 오고 싶어 했다. 사실은 더 빠르게 요리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었고 '위험해서 안 돼!'라고 말하며 그럴 듯 넘겨버렸다. 오늘은 주말이니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해보았다. 아이에게 흙이 잔뜩 묻은 당근을 주며 흐르는 물로 씻겨달라고 부탁하였다. 나의 손바닥보다 작은 손으로 꼼지락꼼지락 하며 '물, 물, 토끼, 깡충'이라고 외치며 열심히 씻어주었다. 깨끗해진 당근을 필러로 한 겹 벗겨내어 속살을 채 썰어서 볶기 시작했다. 아이는 같이 하고 싶은지 옆에서 슈렉고양이처럼 쳐다본다. 대단한 것을 할 생각은 아니었기에 아이에게 뒤집개를 쥐어주었다. 의자를 밟고 올라와서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당근을 이리저리 뒤집개로 누르며 치익치익한다.
프라이팬에 톡 하고 깨서 나온 노란색 동그라미를 보며 꼬꼬오오옥이라며 외친다. 뒤집개로 퍽퍽퍽퍽 어쩌다 보니 스크램블이 완성되었다.
아이는 밥과 그리고 본인이 만든 스크램블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앉아서는 꼬꼬꼬꼬 형아 형아 라며 말한다. 참고로 그는 현재 '아기'가 아닌 '형아'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나의 손가락 한마디정도밖에 되지 않은 입으로 오물오물 잘도 먹는다. 요리에 직접 참여했다는 것이 그의 입맛을 더 돋우는 것인지 아니면 형아처럼 요리를 했다는 것이 만족스러운지는 잘 모르겠다. 씻고 요리하고 직접 먹어보며 뿌듯함을 느끼면 그걸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