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당한 로망

달짓물

by 서지은

어제보다 짓무른 달이 밤으로 번지면 깊은 곳에 묻어둔 이야기들마저 조금씩 새어나와 흔적을 남기는 법이다 진부한, 통속적인, 이런 꼬리표를 달고 나타난 것들이 실은 가장 특별했음을 깨닫는 순간은 늘 시차를 두고 뒤늦게 당도하고는 했다 '너' 라서 가능했던 항목들이 하나 둘 '너' 여서 불가능한 것들로 사라져 가는 걸 도리없이 바라보다 손바닥으로 가만가만 명치를 쓸어보는 더이상 우리가 아닌, 너, 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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