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갖가지 인연을 맺기도 하지만 내겐 유별난 인연을 이어가는 한 분이 있다. 그분은 미용실을 운영하는데, 인연의 길이로 치자면 삼십여 년이 훨씬 넘었다.
처음 그분과 나는 미용실 원장과 고객으로 만났고 이후에는 초등학생이던 그분의 딸이, 또 얼마 후에는 그분이 내게로 와서 스피치를 배우게 되었다.
재미진 것은 상호 인간관계를 맺은 후이다.
한 해 두 번. 그러니까 설과 추석마다 그분은 16kg에 해당하는 쌀을 내게로 보내왔다. 쌀을 선물로 받게 되는 일이란 도시에서 얼마나 이례적인 것인지!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지만 회차가 더할수록 이처럼 괜찮은 선물이 또 있을까 싶다. 하루 세끼 밥을 먹을 때마다, 그리고 쌀이 동날 때까지 한 결 같이 고마움으로 먹고 기억으로 남게 되니 말이다.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다.'
이것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내게 보내오는 그분의 인연 주장설이다. 이런 특별한 생각을 가진 분이 어디 흔할까. 가끔씩 주변을 둘러보며 고마움으로 다시 마음 저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