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 3>
소미는 눈을 떴다.
이번에는 횡단보도였다. 자동차 경적,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다. 사람들도 너무 많았다. 까치발을 했다.
엄마가 반대편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엄마!”
그 순간, 엄마가 달리기 시작했다. 마치 소미를 피해 달아나는 것처럼.
“엄마, 왜 그래?”
소미도 달렸다. 둘은 팔 차선 도로를 경계로 평행선을 그으며 달렸다. 목에 비릿한 맛이 났다. 소미는 한참 엄마를 좇았다. 마침내 가파른 산 입구에 다다랐다.
“소미야, 따라오지 마.”
“엄마, 왜 그래? 같이 가요!”
어두워졌다. 어둠이 내린 산은 괴물의 가죽처럼 무서웠다.
“엄마!”
소미의 외침에 엄마가 뒤돌았다. 손전등 불빛이 눈을 확 덮쳤다.
“앗!”
소미가 휘청거리며 손으로 눈을 가렸다.
“넘어질 뻔했잖아. 엄마 대체 어디 가는 거야?”
엄마는 대답 없이 달렸다. 지친 소미는 잠시 서서 숨을 골랐다. 눈이 어둠에 적응하자 엄마가 아주 작게 보였다. 산을 살피다 중턱에 있는 집을 발견했다. 거기에서 그 여자가 나왔다. 소미는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놀랐다.
“대체 저 여자는 뭐야?”
소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엄마를 따라 그대로 올라가면 여자가 소미를 발견할 것 같았다. 고민하는 사이 엄마가 더 멀어졌다.
“에잇!”
소미는 엄마를 향해 달렸다.
소리를 듣고 여자가 소미 쪽으로 쳐다봤다.
“소미 학생!”
여자가 소미를 불렀다. 다다다 뛰는 소리도 들렸다. 가슴이 쿵쿵 뛰었다.
모든 것이 희끄무레한 밤의 산, 소미는 끝없이 달렸다.
“헉, 헉, 헉.”
비릿한 피 냄새가 목구멍에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