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수연이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오늘 아침에 엄마가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오후에 과외 선생님 새로 오실 거야.’
엄마의 목소리가 떠오르자 귓속에서 덜그럭 소리가 시작됐습니다. 수연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툭, 누가 가방을 쳤습니다.
“윤수연! 내가 부르는 소리 못 들었어?”
서준이가 가쁜 숨을 내뱉으며 뒤에 서 있었습니다. 뛰어온 것 같습니다. 수연이는 뺨이 발그레해지며 웃음이 났습니다.
“미안. 집에 갈 생각하느라 못 들었나 봐.”
“친구들이랑 노는데 네가 보이길래.”
서준이가 손을 쑥 내밀었습니다. 빨대가 붙은 사과주스였습니다. 방금 사 온 듯 시원했습니다.
“고마워!”
수연이가 사과주스를 흔들어 보였습니다.
서준이가 씩 웃으며 뛰어갔습니다. 남자아이들이 우르르 골목으로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