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누리 도서관 강연
이번 주말에는 아람누리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예술을 책으로 읽는다는 주제로 기획된 세 번의 강연 중 마지막 차례였어요. 미리 신청을 해주신 분들이 오신다고 하여, '신청자가 너무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으로 일산을 찾았습니다.
두 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강연 시간으로 내어주셔서, 부랴부랴 급하게 강연 내용을 보충하기 시작했습니다. 긴장하면 하려던 말도 잊고, 말도 더 빨라지기 때문에 한 시간 만에 미친 듯이 달려서 프레젠테이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하면 어쩌나 걱정 많이 했어요.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오래 이야기하긴 처음이었어요. 첫 강연 20분 만에 저는 무대 위에서 숨을 못 쉬며 울 뻔했고, 두 번째 강연 한 시간 만에 저는 땀을 뻘뻘 흘리다 위가 멈춰서 소화제를 사 먹었었는데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한 시간 반을 혼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흡입하며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주고 가신 출판사 관계자 분 덕이었고, 일산까지 함께 와 응원해준 내 친구 빔 덕이었고,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고 눈을 반짝이며 경청해 준 분들 덕분이에요.
직접 제 글을 읽은 분들을 만나는 것의 가장 좋은 점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막상 강연을 들으러 가면 부끄러워서 손을 들고 질문을 하지 않는 종류의 인간인데도, 강연자의 입장에선 질문이 많이 기다려져요. 엄청 사소한 질문이라도 정말 즐겁습니다.
이번 아람누리 도서관에서 받은 질문 중 기억에 가장 남는 질문은 왜 해외여행에서 느껴지는 도시의 단정하고 정돈된 모습을 우리나라에선 느낄 수 없느냐는 질문이었어요.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도시 개발의 모습들이 괜찮아 보이냐 물으셔서, 저도 많이 답답하다고 답했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말씀드렸습니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더 열심히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