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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없애주는 공동체의 힘

Warren Buffett에게 배우는 '함께 일한다는 것'의 의미

by 단호한 제제

회사라는 곳은 끝없는 경쟁의 장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꿔보면 함께 성장하기 위한 거대한 공동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필요한 것은 냉철한 판단력이고, 그 판단력은 혼자가 아니라 다양한 시각이 충돌하고 섞일 때 비로소 단단해진다.


나는 오랫동안 ‘의사결정은 이성의 영역’이라고 믿었다.

숫자, 논리, 근거를 제시하며 토론하면 옳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판단력의 뿌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즉 신뢰와 존중이라는 감정의 토양 위에 자란다는 것을.


시야를 좁히는 편견, 편견을 없애는 공동체

버핏은 95세의 주주서한에서 자신이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를 “운 좋은 환경과, 함께한 사람들의 힘 덕분”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다른 배경, 다른 가치관을 가진 동료들과 협력하며 편견이 사라졌다고 했다.


“나는 내 생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 덕분에 배웠다.”
버핏의 말처럼, 공동체는 우리가 가진 편견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나 역시 한동안 한 부서장과 마음이 맞지 않아 그 사람을 색안경 끼고 보았다. 회의 중 그의 무심한 말투, 성의없는 이메일 한 줄, 심지어 미소까지도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그 만의 여유로 침착하게 우리 모두를 지탱할 수 있게 해 주는 그를 보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내 모든 불편함의 원인은 그의 본질이 아닌, 내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마음의 틀(Frame)'이었다. 오랫동안 사람관계에서 나를 안전하게 보호해주었다고 생각했던 편견이 나의 시야를 가리는 두꺼운 벽이었던 것이다.


공동체는 서로의 불완전함을 메운다

회사의 결정은 언제나 완벽하지 않다. 각자의 입장과 전문성이 다르기에 사안을 보는 시야에도 차이가 크다.

그래서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사안을 판단하는 것은 늘 위험하다.

버핏이 “나는 나보다 현명한 사람들로 나를 둘러싸게 하였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자신이 모든 해답을 갖고 있다고 믿지 않았다. 대신,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겸손을 가졌다.


나도 그 사실을 조금이나마 배우고 있다.

가끔 심각한 문제에 빠졌을 때, 내 심각한 표정과 무거운 에너지가 팀 전체를 가라앉게도 하는데, 그럴 때면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다른 동료들이 부드럽게 분위기를 이끌어주곤 한다.


나와 다른 그들의 존재가 고마웠다.

그들의 다름은 나의 불완전함을 메워주고 우리를 늘 더 나은 팀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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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물줄기가 합쳐져 더 멀리 흐르는 강물처럼.

‘솔로프리너(Solopreneur)’! 혼자 일하고, 혼자 판단하고, 혼자 성장하는 자유

조직생활에 지친 모두에게 너무나 매력적으로 들리는 단어이다.

하지만 내게는 그 자유보다 공동체 안에서 느끼는 안정감과 성장의 힘이 더 크게 느껴진다.


혼자 일하는 삶은 맑은 강물처럼 자유롭다.

하지만 강물은 홀로 흐를 때보다, 여러 물줄기가 합쳐질 때 더 멀리 간다.

팀으로서 우리는 서로의 결핍을 채우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더 나은 판단을 위해 다시 공동체 속으로

이제 나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동료들을 본다.

회의에서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건 더 나은 판단을 위한 그들의 의지와 지혜의 표현일 것이다.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인생에서 진정한 부는 돈이 아니라,
나를 믿고 함께 걸어준 사람들의 신뢰에서 나온다.”


버핏의 말처럼 조직은 경쟁의 장이 아니라, 서로의 편견을 녹이고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다.
그 사실을 잊지 않고 서로의 존재에 존중과 감사를 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이기는 조직이 아니라 배우고 성장하는 조직, 성과를 넘어 서로를 존중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편견을 없애주는 힘은 사람이다.
그 힘은 감사에서, 그리고 함께함에서 시작된다.



by 제제

- 나와 다른 사람들 속에서 지속적으로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 믿고 함께 걸어준 사람들에게 나 또한 무한의 신뢰와 존중을 줄 수 있길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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